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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우선선발 전형은 무늬만 논술 전형일 뿐, 수능 우선선발에 해당

 

논술 우선선발 전형은 무늬만 논술 전형일 뿐, 수능 우선선발이라 불러야 합니다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논술 우선선발 전형은 지나치게 높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사실상 수능 우선선발과 다름없음
▲실제로 2013학년도 고려대, 서울시립대, 한양대의 논술 전형 결과를 통해 논술 우선선발 전형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확인함
▲더욱이 논술 우선선발 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언수외’ 중심으로 뽑고 있어 모집단위별 특성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음
▲이렇게 문제점이 많은 논술 우선선발 전형의 비율은 2013학년도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논술 전형에서 58.7%, 수시전체에서도 23.5%로 매우 높았고, 2014학년도 대입전형에서도 주요대학은 논술 우선선발 전형을 현재의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됨
▲ 이렇게 평가의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고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논술 우선선발 전형은 폐지되어야 마땅함
▲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대학(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의 성의 있는 자세를 촉구하며, 이렇게 정보 제공을 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관련 대책을 마련할 것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013학년도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논술 우선선발 전형을 분석하였고,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의 강은희(새누리당) 국회의원실과 함께 3개 대학의 2013학년도 논술전형 결과를 받아서 관련 내용을 확인하였습니다. 분석과정에서 그동안 문제 제기가 꾸준히 되어 왔던 논술 우선선발의 ‘언수외’ 중심의 높은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지나치게 높은 비율 등의 현황과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논술 중심 전형은 수도권 주요 대학의 대표적인 수시모집 전형으로 수시 모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경쟁률도 가장 높아 수험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전형입니다. 그리고 논술 전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논술 우선선발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조건으로 걸어서 이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과 학생부를 전형요소로 하여 선발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 논술 우선선발 전형은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습니다. 먼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매우 높게 정해져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이 우선선발 전형에서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심지어는 우선선발 모집정원보다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한 학생 수가 더 적어 수능시험만으로 합격이 결정되거나, 아예 통과한 학생이 한 명도 나오지 않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논술 중심 전형임에도 수능 요소가 논술 요소보다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여 주객이 전도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언수외’ 또는 ‘수외’ 중심으로 운영되어 모집단위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문제점이 이렇게 많은 논술 우선선발 전형이 2013학년도  주요 10개 대학 논술전형에서 평균 58.7%, 수시 전체에서도 23.5%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2014학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계획입니다.



 

■ 2013학년도 주요 10개 대학들은 논술 우선선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매우 높게 설정함


 

2013학년도 논술전형에서 연세대는 인문에서 언수외 모두 1등급, 자연에서 수학과 과학 2과목 모두 1등급을 요구하였습니다. 고려대도 인문은 수학을 필수로 1등급, 언어나 또는 외국어 한 과목을 1등급으로 제시하였고 경영, 정경, 자유에서는 언수외 모두 1등급을 기준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이렇듯 주요 대학들은 수시전형이고 논술을 가장 주된 요소로 봐야하는 논술 우선선발전형에서 정시 모집에 버금가는 높은 수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렇게 높은 기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우선선발 조건 때문에 논술 전형의 높은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지원자의 대부분이 탈락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는 학생은 소수만 남게 됩니다. 즉 논술 우선선발 전형은 학생부와 논술을 전형요소로 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만 사실상 수능 성적에 의해 크게 영향 받는 전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이런 경향은 인문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능 성적을 잘 받기가 더 어려운 자연계 논술에서 더욱 두드러져, 자연계 논술 우선선발 전형에서는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2013학년도 고려대, 서울시립대, 한양대의 논술 전형 결과를 통해 논술 우선선발 전형은 수능의 영향력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확인함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의 강은희(새누리당) 국회의원실과 함께 서울의 주요 10개 대학의 2013학년도 논술전형 결과를 받아서 분석하였습니다. 이 중 우선선발 전형의 결과를 보낸 3개 대학(고려대, 서울시립대, 한양대)의 결과를 통해 논술 우선선발 전형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대학 중에서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는 관련 내용이 빠져 있었고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는 자료 제출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고려대의 논술 전형 결과를 살펴보면 지원자 수는 59,890명인데 우선선발 전형의 최저학력기준을 맞춘 학생 수는 6,876명으로 지원자의 88.5%가 우선선발 전형에서 탈락하였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학과가 1,249명이 지원하였는데 그 중 100명만이 우선선발 기준을 통과하여 지원자의 92.0%가 우선선발 전형에서 탈락하였고, 화학과가 916명이 지원하였는데 그 중 32명만이 우선선발 기준을 통과하여 지원자의 96.5%가 우선선발 전형에서 탈락하였고, 지구환경과학과는 449명이 지원하였는데 그 중 11명만이 우선선발 기준을 통과하여 지원자의 97.6%가 우선선발 전형에서 탈락하였습니다. 컴퓨터교육과, 간호대학, 임상병리학과, 식품영양학과, 생체의공학과는 우선선발 경쟁률이 1대 1이 되지 않아 논술 시험을 치르기만 해도 합격이 가능하였습니다. 가정교육과, 방사선과, 물리치료학과, 치기공과, 환경보건학과 등은 우선선발 통과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전체 결과는 별첨1에 있습니다.


 

서울시립대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 논술 지원자는 24,534명이었는데 우선선발 전형의 최저학력기준을 맞춘 학생 수는 683명으로 지원자의 97.2%가 우선선발 전형에서 탈락하였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사회복지학과가 550명이 지원하였는데 그 중 4명만이 우선선발 기준을 통과하여 지원자의 99.3%가 우선선발 전형에서 탈락하였고, 철학과가 360명이 지원하였는데 그 중 2명만이 우선선발 기준을 통과하여 지원자의 99.4%가 우선선발 전형에서 탈락하였고, 토목공학과는 276명이 지원하였는데 그 중 4명만이 우선선발 기준을 통과하여 지원자의 98.6%가 우선선발 전형에서 탈락하였습니다. 사회복지학과, 철학과, 토목공학과, 환경원예학과, 건축학부(건축공학전공), 조경학과, 공간정보공학과는 우선선발 경쟁률이 1대 1이하여서 논술 시험을 치르기만 해도 합격이 가능하였습니다. 전체 결과는 별첨2에 있습니다.


 

한양대의 경우 전체 논술 지원자는 56,264명이었는데 우선선발 전형의 최저학력기준을 맞춘 학생 수는 5,029명으로 지원자의 91.1%가 우선선발 전형에서 탈락하였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사회과학부가 7,273명이 지원하였는데 그 중 867명만이 우선선발 기준을 통과하여 지원자의 88.1%가 우선선발 전형에서 탈락하였고, 간호학전공(자연)은 320명이 지원하였는데 3명만이 우선선발 기준을 통과하여 지원자의 99.1%가 우선선발 전형에서 탈락하였고, 수학교육과는 263명이 지원하였는데 27명만이 우선선발 기준을 통과하여 지원자의 89.7%가 우선선발 전형에서 탈락하였습니다. 전체 결과는 별첨3에 있습니다.


 

■ 더욱이 논술 우선선발 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언수외 중심으로 정해져 있어 모집단위별로 특성화 되어 있지 않음


 

수시전형은 단순히 수능 점수를 단순 합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도입된 전형입니다. 그런데 수시 논술전형에서 적용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모집단위와 상관없이 언수외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수험생이 지원 학과에 진학하였을 때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판단하는 의미라고 볼 때에 타당성이 매우 떨어지는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의 2013학년도 논술 우선선발 전형에서 모집단위가 한문교육, 유학동양, 영상, 의상학과인데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언수외합 4등급 또는 수외 백분위합 192를 적용하였습니다. 언수외를 단순히 합산하는 것도 문제지만 한문교육, 유학동양, 영상, 의상학과에서도 수학과 외국어 평균 1등급을 받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단지 영어와 수학 성적 좋은 학생을 뽑겠다는 것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2013학년도 논술 우선선발 전형의 비율은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논술 전형에서 58.7%, 수시전체에서도 23.5%로 매우 높고, 2014학년도 대입전형에서도 주요대학은 논술 우선선발 전형을 현재의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것으로 확인됨


 

2013학년도 논술전형에서 논술 우선선발 비율은 서울 주요 10개 대학 논술 전형에서 58.7%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시 전체 인원에 대한 비율도 23.5%에 달했습니다. 특히 성균관대는 논술 우선선발 전형 비율이 논술 전형에서 70%, 수시 전체 인원에서도 31.3%로 높았고, 연세대도 논술 전형에서 70%, 수시 전체 인원에서도 30.3%로 높았습니다.

 




 

2014학년도 논술전형에서 논술 우선선발 비율은 서울 주요 10개 대학 논술 전형에서 58.7%를 차지하였습니다. 이는 2013학년도와 동일합니다. 그리고 수시 전체 인원에 대한 비율은 22.2%로 2013학년도 보다 소폭 줄었습니다. 이는 서울시립대가 논술 우선선발 전형을 폐지한 것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2014학년도에도 성균관대는 논술 우선선발 전형 비율이 논술 전형에서 70%, 수시 전체 인원에서도 30%를 넘었고, 고려대와 서강대는 2014학년도에서 논술 우선선발 전형을 강화하였습니다.





 

2014학년도 논술 우선선발 전형은 비율이 유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수준도 변화가 없습니다. 2014학년도는 2013학년도에 비해 등급과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이 증가했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올 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AB형 선택형 수능과 탐구과목 2과목 선택 등으로 인해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었다고 AB형 선택형 수능 외국어 영역에서는 중하위권 학생과 하위권 학생이 많이 쉬운 A형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B형에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좋은 등급이나 백분위 받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또한 탐구를 2과목만 선택하므로 허수가 줄어들어 각 선택과목에서 등급을 받기도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말하기 어렵고, 오히려 수능의 영향력이 강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음 표는 일부 대학의 최저학력기준을 나타냈고, 모든 대학에 대한 표는 별첨4에 있습니다.

 




 

■ 평가의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고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논술 우선선발 전형은 폐지되어야 함


 

대학이 논술 전형임에도 이렇듯 모집단위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능 성적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우선선발 전형을 유지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만약 너무 많은 학생이 몰리기 때문에 수능 성적을 이용해 손쉽게 학생을 뽑으려는 의도라면 논술 전형으로 뽑는 인원을 줄이고 그 인원을 정시전형으로 옮겨야 할 것입니다. 작년 2012년에 서울시립대는 대입전형 개선 기획단의 활동을 통하여, 2014학년도 대입논술전형에서 우선선발 전형을 폐지하였습니다. 이렇듯 논술 우선선발 전형은 평가의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기에 비율을 줄일 문제가 아니라 폐지되어야 합니다.



 

■ 논술 우선선발 전형에서만 보더라도 복잡한 대입 전형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함


 

수많은 입시 전형 가운데 논술 우선선발 전형 하나만 가지고 보더라도 학부모와 학생들이 그 실체를 파악하고 대입 준비를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파 껍질을 벗기듯, 벗기고 또 벗기기를 수없이 반복해야 만이 그 전형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 분석한 논술 우선선발 전형의 경우를 보면, 수시 전형이기 때문에 내신(학생부)도 잘 해야 하고, 논술 전형이기 때문에 논술도 잘 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그 안에 들어가 보면 높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수능도 잘 보아야 하는, 삼중의 짐이 부과되는 전형입니다. 즉, 수시 전형이기 때문에 내신이 중심인 줄 알았더니 논술이 중심이고, 논술이 중심인 줄 알았더니 실제는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던 것입니다. 외형만 보아서는 도무지 그 실체를 알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이 입시 컨설팅 사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런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복잡한 입시 전형에 있는 것입니다.


 

논술 우선선발 전형 하나만 놓고 볼 때도 이렇게 복잡할 때, 전체 입시 전형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런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전형으로 인해 학생들의 입시 준비가 어렵고 여러 전형 요소가 중첩되어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 뿐 아니라, 로또를 잡는 심정으로 지원율이 턱없이 올라가는 결과로 나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분석에서도 보았듯이 논술 우선선발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해보면 지원 학생들의 대다수가 탈락해 버리는데도 경쟁률이 높게는 100:1까지 올라갈 정도로 지원율은 높습니다. 이것은 결국 대학들의 전형료 수입을 올리고자 하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복잡한 대입 전형을 단순화시키는 일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당면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곧 관련한 활동을 펼칠 것임을 밝힙니다.


 

끝으로 이번 조사에서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는 질문지의 관련 내용을 답하지 않았고,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는 자료 제출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대학입학전형은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고 정확한 자료가 있어야 전형을 이해하고 준비하여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대학들이 필요한 정보를 꼼꼼하고 정확하게 제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자료 제출을 한 대학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2013. 3. 14.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연락 :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010-5533-2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