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줄무엘'의 마지막 보은

 

2015년 8월 18일 ::: 글 작성 : 바로코리아

 

 

지난 3년 여 동안 저희 집에서 식객노릇을 했던 길냥이, '줄무엘'이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밥을 얻어먹던 저희 집 텃밭이 고향집이라도 되는 듯이 느꼈던 걸까요? 

녀석은 3년 여 묘생의 마지막 순간에 저희 식구들에게 보은이라도 하려는 듯이

저희 식구들이 휴가차 집을 비운 사이에

쥐 한마리를 얌전히 잡아다 놓고 편안한 모습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부디 다음 생에는 인간으로 한번이라도 태어나서 굶주림과 두려움에서 벗어나서 살아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녀석을 편안하게 잠들도록 수습해주었습니다.

 

 

 

 

 

 

녀석과의 인연은

3년전 어느 늦은 가을날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털이 듬성듬성 빠진 모습으로 나타난 녀석에게 밥을 주기 시작했고, 다른 길냥이들과 달리 녀석은 겁이 무척 많은 녀석이었습니다.

그 해 겨울이 다 지나갈 무렵에는 제법 살이 통통하게 올랐던 녀석은

다음 해 봄날 어느 날인가부터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올해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봄날 늦은 오후

퇴근하는 엄마를 집 앞에서 기다리다 '야옹~ 야옹~'하며 아는 척을 하는 녀석.

 

"너, 줄무엘이니?"

라는 엄마의 반가운 물음에

"야옹~"

하고 응답한 녀석은 이제 다 자란 새끼(?) 2마리와 함께 또 다시 저희 집의 식객이 되었습니다.

(줄무엘과 함께 온 녀석들이 새끼일 것이라는 것은 저희 식구들을 추측일 뿐으로 녀석이 길에서 만난 친구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다시 밥을 얻어 먹기 시작한지 몇 개월 동안 녀석은 예전의 겁많은 '줄무엘'이 아니라

밥을 줄 량이면 머리를 비벼대는 살가운 녀석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보통 길고양이들의 평균 수명이 3년이라 하는데

녀석의 안녕함에 기특함을 느끼며 부디 오래 오래 살기를 원했건만

녀석은 편안한 모습으로 고단했던 길거리 묘생을 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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