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담 및 치료에 있어서 가족체계이론의 장점과 한계

바로코리아(오정삼)


 <목차>

   1. 가족상담에 있어서 체계의 의미

   2. 가족체계이론의 특성과 장점

   3. 가족체계이론의 한계

   4. 결론



1. 가족상담에 있어서 체계의 의미

 

가족상담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내적인 문제나 부적응 문제를 다루기 보다는 가족 전체 구성원간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고 상담을 진행하며 개인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즉 가족의 한 구성원인 개인이 가족과의 어떠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역기능이나 부적응을 일으키는가 하는 것을 파악함으로서 개인의 문제점을 가족 내의 관계를 통해서 파악하는 것이 가족상담의 특징이다. 이때 문제를 개인 중심에서 관계 증심으로 시선을 옮김으로서 관계지향적 접근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가족상담의 특성으로 체계이론은 매우 유용한 상담의 이론적 배경이 될 수 있다. 가족상담에 있어서 한 개인의 문제를 개인의 결점이나 병리적인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가족을 하나의 체계로 보며 체계 속에서 상호관계를 파악하고 그들의 생활패턴을 연구함으로서 개인의 문제나 행동의 변호를 도와주는 상담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1.1. 체계란 무엇인가?

 

체계(system)의 개념은 원래 생물학자인 버탈란피(Ludwig von Bertalanffy, 1968)가 생물체를 개방체제로 파악한 일반체제이론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여러 학문분야에서 널리 적용하게 되었다. 이후 체계라는 용어는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부분 요소간의 상호작용의 통합체로서 체계를 이해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요약을 하면 다음과 같다.

모든 체계는 시간과 공간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체계는 시간의 연속선 상에 존재하므로 진화하며 성장 생성하는 것이다.

모든 체계는 무질서한 상태에서 궁극적으로 소멸의 경향(tendency toward entropy)이 있다. 그러나 주위의 환경과 조건이 체계가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 그 생명이 연장된다.

모든 체계는 그 체계의 경계(boundaries)를 나누는 안과 밖의 구분이 있다.

모든 체계는 환경(environment)에 둘러싸여 있는데 이는 체계 외부의 모든 것을 포함하며 체계의 활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체계는 체내 내의 요인으로서 변인(variable)과 환경 요인으로서 매개변수(parameters)를 갖게 되는데 이들이 체계의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주게 된다.

모든 체계는 상위체계(suprasystem)와 하위체계(subsystem)을 가지게 되고 상위체계는 하위체계보다 더 복잡한 체계이며 하위체계 역시 부분, 관계와 속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체계는 개방체계(open system)와 폐쇄체계(closed system)이 있고 개방체계는 체계의 외부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에너지나 정보 등을 주고받는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체계이론을 통해서 우리는 가족상담에 있어서도 가족을 하나의 체계로 바라보면서 그 체계의 상호작용과 변화를 이해하고 그 교류의 패턴에 개입해나가면서 상담을 진행함으로써 가족 내 구성원인 각 개인의 문제나 행동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담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1.2. 체계이론을 통한 가족상담의 기본 원리

 

가족상담에 있어서 체계의 원리는 가족의 문제를 한 가족 구성원의 병리의 문제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체계의 원리는 앞서 밝힌 체계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성을 파악하는데 주목한다. 즉 가족 내부에서 나타난 문제나 부적응 등은 가족의 어느 한 사람이 원인을 제공해서 문제행동이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가 가족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이러한 관점은 가족문제의 원인을 단선적인 인과관계로 파악하지 않고 보다 역동적인 관계와 상호작용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순환적 인과관계라 할 수 있는데 따라서 가족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책임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해결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상담의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가족 가운데 한명이 문제행동을 보인다면 이는 단순히 그 개인만의 책임이 아니라 그 개인이 포함된 가족 구성원 모두에서 역기능적인 순환이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역기능적인 순환이 가장 취약한 상태에 있는 한 구성원에게서 문제행동으로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모든 가족이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상담의 역할도 역시 문제행동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개입해야 하는 것이다.

 

 

2. 가족체계이론의 특성과 장점

 

앞의 장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가족체계이론에 의한 상담의 방식은 문제 행동이 드러나고 있는 당사자에게서만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않고 가족 구성원 전체의 관계와 상호교류 내용에서 문제를 찾기 때문에 문제행동을 보이고 있는 특정 가족 구성원에게만 책임을 묻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 가족문제를 공평하게 관찰하고 이에 대한 상보적 해결책을 제시하고 필요에 따라 중재하며 지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가족 내에 한 자녀가 문제행동을 일으켜서 형제간에 갈등이 발생하고 어머니는 이에 대해서 문제행동을 보이고 있는 한 자녀에게만 꾸지람을 하는 상황에서 아버지는 어머니의 아이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늘 불만을 갖고 있으나 집안에 큰 소리가 나는 것을 귀찮아하며 집에 늦게 퇴근을 하는 가정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가정에서 나올 수 있는 문제는 문제행동을 일으킨 아이에 대해서 어머니의 꾸지람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한 개인에게 두고 있는 것에서부터 상담교류의 시작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이에 대해서 문제해결을 외면하는 아버지의 모습 또한 가족 내의 상호관계에서 역기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가족의 문제는 어느 한 사람이 문제행동의 원인을 제공했다기 보다는 구성원 각자의 관계 속에서 어머니의 왜곡된 한 아이에 대한 잔소리와 이에 대해서 더 삐뚤어질 수 있는 청소년기의 반항, 그리고 어머니의 잔소리에 대한 아버지의 무관심이라는 순환적 인과관계가 악순환을 가져온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가정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족 내에서의 역기능을 문제 삼기보다는 한 자녀가 형제 관계에서 문제행동을 보이지 않도록 가족 전체가 화목한 모습을 보이며 각자의 일상 활동에 대해서 적절한 관심과 간섭을 보일 수 있는 적극적인 상호관계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녀가 필요로 하고 있는 관심을 지원과 교류로서 보장하고 이러한 기능적 상보관계가 가족 내부의 결속력을 다질 수 있는 긍정적 힘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가족상담의 최종목표를 이상적이고 기능적인 가족형태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상담 효과를 높이고 상담의 개입이 간섭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의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형태가 됨으로서 가족 내부의 기본적인 분위기의 흐름을 순기능의 흐름으로 바꿀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상담의 방향이 가족 시스템 전체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가족상담은 현재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며 진행되어야 한다. 즉 가족 외부의 환경에 대한 상담자의 개입이 아니라 지금-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상담자가 가족 모두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를 살펴보고 그 과정에 적절하게 개입해야 한다. 그리고 다음의 단계는 각 구성원의 역할과 가족 관계의 위치에 대해서 세부목표를 설정하여 구성원의 구체적인 행동유형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한다. 이들 통해서 가족 관게의 순기능적인 특성을 회복한다면 각자의 역할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해줄 수 있다. 즉 아이들과 부모들이 문제행동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각자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본인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가족의 다른 구성원을 힘들게 한 것은 없는 지를 자각하게 하고 이에 대한 변화의 동기를 일깨워줄 수 있다면 지금-여기의 상황을 힘들게 하고 있는 과거의 행동에 대해서 이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시작될 수 있고, 상담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격려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가족상담의 과정에서 개인 상담과의 차이는 개인상담의 경우 개인의 내면에 대한 문제 파악이 주가 되고 이에 대한 상담의 목표가 투사와 전이의 심리적 과정에 중점을 두는 반면에 가족상담의 경우 개인의 외부, 즉 가족이하는 사회체계의 상호관계에 대한 이중 구속적 가족의 역동성과 외부적 요소의 영향에 방점을 둔다는 것이다.

 

 

3. 가족체계이론의 한계

 

체계이론에 의하면 가족이라는 체계는 결코 고정된 거나 완전한 형태의 체계가 아니다. 이 체계는 늘 안정성을 유지하고 항상성을 위해서 변화하고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가족이라는 체계는 늘 변화를 일으키려는 힘과 변화를 거부하는 두 가지 힘이 늘 함께 작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가족상담에 있어서 기존의 가족관계는 상담의 과정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지고자 하는 힘이 작용할 수도 있고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고 현재의 힘든 상태를 감내하려는 부정적인 기운이 들 수도 있다. 이는 가족 내의 관계에서 순기능의 연쇄고리를 만들려는 변화의 의지가 약해지면서 역기능의 연쇄고리가 가족 관계 전반을 지배하는 형태로 존재함을 의미한다. 여태까지 그래왔는데 뭐 그대로 살지라는 생각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앞의 예에서 한 자녀가 문제행동을 일으켰을 때, 자녀 사이의 갈등구조가 나타나지 않았을 때는 가족체계 내에 잠복해있던 문제가 새로 불거져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그동안 표면에 노출되지 않았던 부부간의 성격 차이로 인한 문제라든가 고부간의 갈등 등의 문제가 드러남으로서 이러한 문제가 새로 표출되는 것을 막고자 어머니가 문제행동을 일으킨 자녀의 문제를 과도하게 대처하는 경우 등이다. 그리고 이러한 역기능의 연쇄고리는 자녀들 또한 가정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무거워지고 편안하지 않게 되면서 일부러 문제행동을 일으켜버리는 악순환을 불러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녀의 문제행동이 해결되었을 때 부부간의 갈등이 다시 드러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힘들 때 원래 상태로 되돌아 가려는 부정적인 피드백이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가족체계의 상태가 변화의 힘과 기존의 부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는 힘이 함께 작용하는 것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순기능의 연쇄고리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4. 결론

 

가족체계이론에 있어서 가족은 체계의 특성 상 각 구성원의 부분적인 특성을 합한 것 이상 더 큰 특성을 가지고 있는 체계이다. 그리고 가족체계에는 경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 경계를 이해하는 것은 가족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이때 우리는 특정 가족체계가 열린 체계인지 닫힌 체계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가족체계는 상위체계와 하위체계의 관계가 존재하고 하위체계는 더 큰 상위체계의 일부로서 작용하게 된다. 즉 가족 내부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형제 간에도 하위체계로서 상호관계성이 존재할 수 있고 여러 형제가 있을 경우에는 더 친밀한 형제와 그렇지 못한 형제 사이의 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가족체계는 확대된 가족의 개념으로 바라보면 조부모와 손자녀에까지 이르는 더 큰 가족체계의 하위체계이기도 한 것이다.

이와 같은 가족체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가족상담 및 치료에 있어서 각 체계간의 의사소통과 피드백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족 내에서 개인의 행동은 단선적인 선형의 문제가 아니가 순환적인 인과관계의 작용과 기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족상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가족체계 안에 한 변화가 체계 전체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고 이 긍정적인 변화가 잘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으로써 어떤 한 사람의 문제행동이 가족체계 내에서 나타나고 있는 역기능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문제행동을 일으켰던 구성원이 더 이상 문제행동을 일으키지 않고 가족들 모두가 화목한 가정의 체계를 완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적절한 관심과 역할을 지원하고 격려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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