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2013-04-18 09:40 | CBS 임진수 기자

청와대가 수능 영어시험 대체를 목표로 만들어진 국가영어능력시험(NEAT, 이하 니트)에 대해 '조기경보'를 발효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기경보는 갈등이 발생하거나 갈등 발생 가능성이 높은 정책현안을 선정해 미리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것으로 청와대가 니트 시행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사회적 갈등이 예상되는 잠재적 정책현안에 대해 그 쟁점과 파급효과를 미리 파악해 선제적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조기경보체제를 본격 가동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지시처럼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은 지금까지 30여개에 달하는 잠재적 정책현안에 대해 '조기경보'를 발효했다.

코레일의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포기, 사용후 핵연료 저장공간 확보, 과학비즈니스벨트 용지 매입, 국립현충원 안장 기준 등 이미 갈등이 시작됐거나 갈등의 소지가 큰 사안들로 이 가운데 니트가 포함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는 조기경보를 발효해야 할 사안을 선정해 1차적인 검토를 하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 등은 국무총리실과 각 부처가 담당한다"며 "30여개 조기경보 발효 대상 가운데 니트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수능 영어시험을 대체하기 위해 MB정부에서 야심차게 만든 '니트'가 왜 이같은 사회적 갈등이 예상되는 잠재적 정책현안으로 선정됐을까? 니트는 지난 2008년 MB정부가 '실용영어 중심의 공교육 강화'를 위해 도입하기로한 절대평가 방식의 고교 3학년용 인터넷 기반 어학능력시험이다.

영역별로 4개 등급(A.B.C.F)으로만 성적이 매겨지는 일종의 자격시험으로 난이도는 수능영어보다 낮추면서 실용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아직 공식 도입되기 전이지만 내년도 입시에서 25개 4년제 대학과 9개 전문대학이 니트를 수시모집 특기자 전형 등에 활용할 계획으로 활동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실용영어 중심의 공교육 강화'라는 당초 취지에 맞지 않게 니트가 또 다른 사교육 열풍을 불러오고 있다는데 있다.

이미 대부분의 영어학원에서 니트 시험에 대비한 강의를 실시하고 있으며 새로운 입시제도 도입에 불안감을 가진 학생들과 학무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교육부가 나서 니트와 관련한 대형 학원의 허위과장 광고, 교습비 초과징수 등에 대해 특별단속에 나설 정도지만 사교육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시행 이전부터 사교육을 부추기는 부작용 탓에 당초 2016년도 입시부터 니트를 공식 도입하려고 추진했던 교육부도 계속해서 도입 시기를 늦추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청와대가 나서 니트 관련 조기경보를 발효한 것은 박근혜정부의 최우선 교육 과제인 사교육비 경감과 배치되는 제도 도입에 대한 재검토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니트 시행 여부에 대해서 아직 결정을 내리는 단계는 아니"라며 "니트 도입과 관련해 갈등소지는 없는지 검토하는 단계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때문에 아직 니트 전면시행, 혹은 시행취소 등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청와대가 니트에 대해 사교육 조장 등 문제점이 크다고 판단해 조기경보까지 발효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되는 않은 상황에서 니트 시행이 결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posted by 바로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