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 출신으로 목표 대학 입성' 비결

[조선일보] 입력 : 2013.02.20 14:59 

요즘 성적이 중위권 이상인 중학생은 웬만하면 특목·자사고 입학을 꿈꾼다. 일반계 고교(이하 '일반고')보다 학습 환경이 좋을 뿐 아니라 '비교과활동이 다양해 입시에서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 같은 이유로 적지않은 일반고 재학생이 '우린 특목·자사고 학생들에 뒤처질 것'이란 패배감을 안은 채 고교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모든 일반고 학생이 입시에 실패하는 건 아니다. 2013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일반 전형(전년도 특기자 전형)에서 당당히 합격자 명단에 오른 김태규(서울 재현고 졸, 언론정보학과 입학 예정)·문찬혁(서울 인창고 졸, 지구환경과학부 입학 예정)·정지웅(서울 마포고 졸, 소비자아동학부 입학 예정)군이 그 증거다. 세 학생이 들려주는 '일반고 출신으로 목표 대학 입성하기' 비결을 종합했다.

(왼쪽부터)정지웅₩김태규₩문찬혁군. 세 사람은 "요즘 대입에선 교내 활동 실적을 가장 중시한다"며 "대입 결과는 자신의 학업 의지와 노력이 결정하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 이경호 기자·이경민 기자
조언1|학교보다 중요한 건 '학업 의지'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고교 입학 전 학업 의지를 새롭게 다졌다는 것이다. 각각 국제고·과학고에 지원했다 불합격한 김태규·문찬혁군은 '대입에선 기필코 승리하겠다'는 독기를 품었다. 중 2 때까지 반 10등에 머물던 성적을 1년 만에 반 1등으로 끌어올린 정지웅군도 '고교생이 된 후엔 더 달라지겠다'고 다짐했다. "고 2 때까지 한 번도 학원에 다닌 적이 없어요. 중학교 때 자기주도학습으로 '상위 0.7%'의 내신 성적을 거둬 자신만만하게 국제고에 지원했지만 2차 전형(영어 면접)에서 탈락하고 말았죠. 학교에서만 공부한 제 실력으론 속사포 같은 원어민 교사의 질문에 답할 재간이 없더라고요. 당시엔 크게 좌절했지만 '서울대에선 분명 네 실력을 인정할 것'이란 아버지 격려에 힘을 얻었습니다."(김태규)

각오를 다진 이후엔 각각 고교 대비 학습에 돌입했다. 문군은 중학교 때 수학·과학에만 집중하느라 부족해진 국어·영어 공부에 전념했고, 정군은 인터넷강의로 고 1 1학기 국어·영어·수학 과정을 예습했다. 그 덕에 둘은 고교 첫 중간고사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또한 이들은 학과 공부부터 논술·대입 준비에 이르기까지 교내 프로그램 덕을 톡톡히 봤다. 특히 학교 방과 후 수업엔 세 사람 모두 3년 내내 참여했다. 문군은 "방과 후 수업은 수준별·소규모로 반이 편성돼 심화학습이 가능했다"며 "방학 중엔 '서울과학문화탐방'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진로 관련 활동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언2ㅣ교내 비교과활동 비중, 의외로 높다

일반고는 비교과활동 실적, 일명 '스펙 쌓기'에서 불리하다는 게 통설이다. 하지만 세 사람의 생각은 이와 정반대다. 일반고에서도 교내 활동을 통해 내실 있는 스펙을 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들의 스펙은 대부분 학교와 관련돼 있다. 김군의 경우, 10매를 넘기기 어렵다는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기재 내역이 16매에 이른다. 그는 "교내 대회라면 각종 경시대회부터 시 낭송·글짓기 대회에 이르기까지 모두 참가했다"며 "학교 홈페이지나 게시판을 살펴보면 참여할 만한 행사가 꽤 많다"고 설명했다.

정군 역시 계열과 무관하게 다양한 교내 경시대회에 참여했다. 2·3학년 땐 경제신문 동아리에서 활약했고 (같은 학년 친구의 학습을 돕는) 교내 멘토링 동아리와 모의법정대회에도 참가했다. 이 같은 교내 활동 실적을 인정받아 고 2 땐 서울시교육감이 주는 서울학생상도 받았다. 정군은 "일반고임에도 시간이 없어 전부 참여하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설되더라"며 "학업에 지장 없는 선이라면 교내 활동에 최대한 참여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언3ㅣ마지막 순간까지 '내신'은 포기 마라

요즘 대학 입시의 핵심은 수시모집이다. 특목·자사고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이 약한 일반고 학생에게 수시모집은 더욱 중요하다. 세 사람은 "수시에 합격하려면 내신 성적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들의 3년 평균 내신은 김군이 1.28등급, 문군이 1.4등급, 정군이 1.24등급이다. 주요 과목은 물론, 기술·가정이나 제2외국어 등 전 과목을 충실히 공부한 것도 이들의 공통점이다. 김군은 "처음엔 피멍이 들도록 체육 수행평가를 준비하는 내 모습을 선생님들까지 의아하게 바라보더라"고 말했다. 그는 "내신 성적을 잘 관리하면 (과목별)우수상까지 따라온다"며 "3년간 16개의 학과목 우수상을 받아 동급생 중 최다 수상자가 된 내가 그 증거"라고 말했다.

정군 역시 1순위를 내신 관리에 뒀다. 비결은 수업 전후로 5분씩 진행한 예·복습. 학교 시험 준비도 최소 3주간의 여유를 갖고 시작했다. 그는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하는 부분을 잘 표시한 후, 복습할 때 별도 노트에 핵심 내용을 요약·정리하며 공부했더니 시험을 한결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조언4ㅣ학교 교사와의 유대관계, 언제나 '약'

세 사람은 "학교 생활과 대입 준비를 잘하려면 학교 선생님의 도움이 절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군의 경우, 관심 분야인 과학 교사의 조언에 많이 의지했다. "교내 행사뿐 아니라 △인근 숭문고에서 열린 '과학탐구체험반'(서울시교육청 주최) △서울대에서 열린 기후변화 관련 학술대회와 자연과학 공개 강연, 공과대학 캠프 △포스텍이 주최한 이공계 학과 체험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했어요. 모두 과학 선생님이 추천해주셨죠. 그런 경험이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정군은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담임 교사를 찾았다. 그는 "꾸준히 상담하다 보니 나에 대한 선생님의 관심이 늘고, 기대를 받을수록 더 열심히 공부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더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군은 지원 전형 결정부터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준비에 이르기까지 모두 담임 교사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대입 준비가 본격화되는) 고교에선 선생님과의 정보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며 "학교 생활이나 수업에 성실히 임하고 교내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쌓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posted by 바로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