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기사입력 2013-04-09 03:00:00 기사수정 2013-04-09 07:49:36

중앙대 다빈치형인재전형-사회과학대학 심리학과 13학번 최명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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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가 되는 꿈을 이루는 첫 단계로 중앙대 심리학과 13학번이 된 최명진 씨(19·전북 전주영생고 졸). 그가 최종 합격한 다빈치형인재전형은 학업수학능력, 리더십, 봉사정신, 자기주도·창의성, 문화친화성 등 5가지 능력을 두루 갖춘 ‘펜타곤’형 인재를 선발하는 중앙대의 대표적 입학사정관전형이다.

이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다양한 능력을 지닌 ‘팔방미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각종 교내외 비교과활동을 ‘타이틀’이나 ‘실적’ 위주로 늘어놓기 쉽다.

반면 최 씨는 120여 권에 달하는 독서나 수차례의 해외여행·봉사이력, 또래상담 등 이력을 소개하면서 그 ‘숫자’를 강조하기보다는 해당 활동을 하게 된 계기, 느낀 점이 많은 경험, 지망전공과의 연계성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포장’을 걷고 ‘속살’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평가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할머니의 치매… ‘인지심리’에 관심

심리학과에 지원한 학생 중 어려서부터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심리학자가 되기를 꿈꾸지 않은 학생은 거의 없을 터. 결국 차이는 꿈을 갖게 된 동기에서 나타나는 ‘진정성’이다.

최 씨의 자기소개서에선 봉사활동을 한 총 시간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최 씨는 친할머니의 치매를 지켜보며 ‘인지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야기, 다른 봉사자를 보면서 자신의 진정성을 돌아본 경험을 소개해 지망전공이 자신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중3 때부터 6년간 노인복지시설인 ‘하늘나무복지원’에서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식사하고 목욕하는 걸 도와드렸어요. 치매를 겪는 친할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한 마음이 동기가 됐어요.”(최 씨)


심리학에 ‘중독’… 소설도 ‘인물 심리’에 주목해

최 씨는 독서활동 이력을 소개할 때도 단순히 ‘어려운 책을 많이 읽었다’는 인상보다는 책은 왜 읽었는지, 무엇에 초점을 맞춰 읽었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최 씨가 고교 3년 동안 읽고 독서교육지원시스템에 등록한 책은 총 120여 권으로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그는 책을 읽으면서 주목한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소설 작품 한 편에서도 자신의 지망전공인 심리학과 연결해 해석하고자 노력한 점을 자연스레 어필한 것.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면서는 실종된 엄마를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이는 형제들의 갈등과 심리변화 양상을 들여다봤어요.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기회도 됐고요.”(최 씨)


또래상담 경험… ‘관심도’ 보다는 ‘깨달은 점’에 초점

고1 때 ‘솔리언 또래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한 최 씨. 그가 3년 동안 꾸준히 진행한 또래상담동아리 활동은 직접 인간의 심리를 연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심리학에 관심 있는 학생이 또래상담 활동을 한 사실이 특별한 이력이 되기는 어려운 게 사실. 심리학과에 지원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상담’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 씨는 고2 때 또래상담동아리의 부기장을 맡았을 당시 리더십 발휘에 실패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방법으로 예비 심리학도로서 의미 있는 경험을 했음을 제시했다.

“후배들이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태도가 적극적이지 않은 점을 바로잡기 위해 후배들을 일방적으로 다그치다 보니 후배들과의 관계가 나빠졌어요. 상담자가 되려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존중하지 못한 것을 반성했죠. 상담심리의 ‘기본’을 깨달은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담았어요.”(최 씨)

한편 최 씨의 고교생활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다양한 해외여행과 봉사활동 이력. 하지만 최 씨는 자신이 여행한 국가 목록을 나열하면서 ‘글로벌 시대에 맞는 안목’ 같은 능력을 어필하려 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주변의 만류를 뒤로하고 떠난 인도 봉사활동에서 자신이 앞으로 심리학을 계속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한 경험을 꺼내 평소 지망전공에 대해 깊이 고민했음을 어필했다.

“가난하지만 행복함을 잊지 않는 인도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행복을 보지 못하는 제 내면을 살피는 과제를 얻었어요. 그때 절실하게 느낀 마음을 자기소개서에 그대로 풀어낸 것이 심리학과에 합격한 비결이 아닐까요.”(최 씨)


▼ 탁하얀 중앙대 입학사정관 “활동이력보다 지망전공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드러내야” ▼

최명진 씨는 2013학년도 중앙대 입학사정관전형 다빈치형인재전형으로 심리학과에 지원한 225명 중 총 8명의 최종합격자 가운데 종합성적 1등으로 선발됐다. 최 씨는 평범한 독서, 동아리, 봉사활동에서도 ‘심리학’과 관련해 배울 점을 끌어낸 과정을 구체적으로 풀어내며 합격의 꿈을 이뤘다. 전형과정에서 최 씨를 직접 평가한 탁하얀 중앙대 입학사정관이 밝히는 최 씨의 합격비결을 소개한다.


내신 성적보단 성적을 올린 ‘과정’에 주목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이 놓치는 것이 내신 성적 관리의 중요성. 하지만 평가자가 주목하는 것은 성적 자체보다는 성적을 꾸준히 향상시키려 노력한 모습과 방법 등에 있다. 특히 지원자가 대학에서 전공영역을 적절히 공부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명확한 확신을 줄 수 있으면 된다.

탁하얀 입학사정관은 “최 씨의 경우 학업수학능력 부문에서 1, 2학년 때 비교과활동을 열심히 하면서도 친구들과 자기주도학습 동아리를 운영하며 내신 성적을 1.72(고1)에서 1.38(고3)로 꾸준히 향상시킨 점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올해 다빈치형인재전형 심리학과 합격의 평균 내신 성적은 중앙대 환산 기준 2∼3등급. 최 씨는 중앙대 환산 기준 1.58등급이다.


지망전공에 대해 깊이 ‘탐구’한 흔적에 점수

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하는 학생 중 상당수는 자신의 지망전공과 관련해 깊은 고민의 흔적을 어필하지 못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탁 입학사정관은 “학생들은 앞으로 무엇을 공부하겠다는 ‘미래’의 이야기를 하려 하지만 평가자는 고교생활 동안 지원자가 지망전공을 깊이 탐구한 ‘과거’의 이야기를 보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최 씨의 경우에는 고교생활 동안 심리학 관련 독서를 하고 관련 교내 동아리를 직접 만들어 운영하면서 심리학의 상담심리, 인지심리 등 하위갈래 중 인지심리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을 상세히 풀어낸 점이 돋보였다. 상당수 심리학과 지원자들이 심리학과의 학문영역 중 일부에 불과한 ‘상담’에만 관심을 보인 것에 비해 전공적합성 측면에서 타 학생보다 믿음직한 인상을 주었다.


‘실패→이유→깨달음’ 구조 스토리에서 진정성 보여

많은 수험생들은 자기소개서 등 서류에 자신의 경쟁력을 최대한 눌러 담겠다는 부담 때문에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열거하려다 보니 그 에피소드에 담긴 맥락과 이유, 과정을 제대로 부각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원자가 인상 깊게 깨닫거나 배운 점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사례를 골라 그와 관련한 스토리를 자세히 서술하는 것이 좋은 방법.

탁 입학사정관은 “최 씨는 자기소개서는 단순 이력을 시간순서로 나열하는 타 지원자들의 것과 차이를 보였다.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리더십 발휘에 실패한 경험을 소개한 부분에선 자신이 잘못한 점,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 전공영역 측면에서의 깨달음 등의 구조를 갖춰 스토리를 서술한 점이 큰 장점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해외 봉사이력, 평가 대상 아니지만 ‘느낀 점’ 서술에 주목

입학사정관전형 지원자 중 일부는 대규모 조직을 이끈 경험이나 해외 봉사활동에 참여한 ‘스펙’을 강조한다. 하지만 평가자가 지원자의 서류에서 주목하는 것은 활동 이력의 규모나 횟수, 권위보다는 해당 활동을 통해 자신이 인성과 지망전공 측면에서 무엇을 얻었는지에 있다.

최 씨는 해외여행, 봉사경험을 자기소개에서 소개하면서 지망전공 측면에서 새롭게 깨달은 점을 어필하는 데 주력했다. 탁 입학사정관은 “최 씨가 해외에서 여행이나 봉사활동을 많이 한 이력은 일반적인 수준은 아니므로 그 자체가 평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다만 인도 봉사활동에서 느낀 점을 진솔하게 풀어낸 ‘방식’은 참고할 만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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