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기사입력 2013-04-09 03:00:00 기사수정 2013-04-09 07:50:00

한양대 미래인재전형-사범대 교육공학과 13학번 신선우 씨

한양대 입학사정관전형인 미래인재전형으로 사범대 교육공학과에 합격한 신선우 씨는 비교과활동 이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작은 경험에서도 자신이 느낀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입학사정관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신선우 씨(19·서울 경복여고 졸)는 2013학년도 한양대 입학사정관전형인 미래인재전형으로 사범대 교육공학과에 최종 합격했다. 2013학년도 미래인재전형의 경쟁률은 17.62 대 1. 신 씨가 지원한 사범계열도 20명 모집에 196명이 지원해 9.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정도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학생이라면 화려한 ‘스펙’을 자랑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신 씨가 자기소개서에 쓴 ‘의미 있는 교내활동’ 다섯 가지는 △학습멘토링 동아리 활동 △학급 회장 및 부회장 활동 △야간자율학습 및 보충수업 참여 등이었다. 특별할 게 없다. 수상경력도 참가학생 101명 중 28명이 상을 받은 교내 인재양성 프로그램 경험을 내세웠다.

주위에선 ‘내신 성적도 국어 영어 수학 과학 2.23등급으로 높지 않고, 비교과 활동 스펙도 많지 않다. 합격한 전례가 거의 없다’며 지원을 만류했다. 그런 신 씨가 ‘평범함’ 속에서 어떤 ‘비범함’을 보여주었기에 합격할 수 있었을까.


봉사경험 살려 학습멘토링 동아리 만들어

입학사정관전형 합격을 위해서 동아리 활동경험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은 신 씨의 사례를 통해 잘 드러난다. 그는 고교 3년간 2개의 동아리 활동에 집중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저소득층 아이를 대상으로 공부를 가르치는 ‘멘토스’ 활동과 교내 사랑의 집 짓기 ‘해비타트’ 활동을 했다. 최근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스펙 경쟁’에 불이 붙으며 교·내외 동아리 활동을 4, 5개 이상 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신 씨의 가장 핵심적인 활동은 ‘멘토스’ 활동이다. 고1 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지역아동센터를 찾았다.

“중학교 때 같이 독서실을 다니던 친구가 있었어요. 뭐부터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별 생각 없이 ‘학원에 다니는 게 어때?’라고 했는데 ‘학원에 다닐 돈이 없다’고 했어요. 그때부터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꿈이 싹텄어요.”(신 씨)

신 씨는 2학년이 되자 학습멘토링 활동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하기로 했다. 동아리를 만들기 위해 다른 봉사동아리 인터넷 카페 20여 곳을 돌아다니며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하나하나 분석했다. 그는 동아리 부원을 모집하기 위해 직접 고교생들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홍보글을 올리고, 주위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꼼꼼히 분석해 작성한 동아리 기획안은 결국 통과됐고, ‘멘토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영상제작 경험을 교육공학에 연결

사범대에 지원하는 학생 대부분은 학습멘토링 경험이 있다. 신 씨가 지원한 미래인재전형 사범계열에 지원한 학생들도 대부분 비슷한 활동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신 씨는 조금 달랐다. 학습멘토링 활동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그 활동을 ‘어떻게’ 할지를 고민했다. 그는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자 ‘동화구연’을 접목해 국어를 가르쳤다.

또 해비타트 동아리에서 동아리 홍보영상을 제작하고, 학교행사를 촬영하며 영상제작 활동을 지속해서 했다. 자기소개서의 학업계획에는 영상제작 활동을 하며 쌓은 재능을 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교육에 접목하고 싶다고 풀어냈다.


실패는 나의 힘

신 씨는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하는 데 굳이 거창한 활동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많은 학생은 자기소개서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일을 기술해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 씨는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쓰는 ‘인성항목’에 자신이 ‘실패’한 경험을 풀어냈다. 학급회장으로서 자폐성장애가 있는 친구를 도와주려다 오히려 불편하게 했던 경험에서 ‘성숙한 배려란 무엇인지를 깨달았다’고 쓴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에는 약 한 달 동안 자신의 활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거창하진 않지만 자신에게 의미 있으면서도 지원하는 사범계열과 연결되는 경험을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쓸 만한 내용이 없다’ ‘내 경험은 다른 학생들과 비교하면 보잘것없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소재는 거창하지 않아도 자신이 느낀 점이 많아야 다른 학생들과의 차별성도 생길 테니까요.”(신 씨)


▼ 신영규 한양대 입학사정관 “어떤 활동을 했느냐보다 ‘어떻게’ 했는지 과정이 더 중요” ▼

한양대의 대표적 입학사정관전형인 미래인재전형은 수능 최저학력등급과 내신 성적 커트라인이 없다. 이 전형은 학생부에 기록되는 교내활동 외에 교외활동 이력도 자기소개서에 기술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지원자가 화려한 비교과 활동 이력을 자랑한다.

신선우 씨는 상대적으로 비교과 활동의 숫자는 많지 않았지만 9.8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했다. 신 씨를 직접 평가한 신영규 한양대 입학사정관이 밝히는 합격 비결을 소개한다.


‘진정성’은 ‘과정’에서 나와


최근 교내·외 동아리 및 봉사모임을 직접 만드는 학생이 부쩍 늘었다. 동아리를 만드는 모습을 통해 적극적인 태도와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아리를 만드는 학생이 늘어난 만큼 이제는 동아리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신 씨가 만든 학습멘토링 동아리인 ‘멘토스’ 활동은 입학사정관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자들은 동아리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아닌, 동아리를 만드는 과정과 동아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신 씨가 ‘어떤 역할을 맡아’ ‘어떤’ 활동을 했는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자기소개서에 담겨 있는 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부원을 모집한 내용, 동아리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활동 내용을 기록하는 문서를 만든 내용, 학교 진로 선생님에게 자문하고,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에게 동아리 교육을 요청하는 내용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다.

신 입학사정관은 “신 씨는 동아리를 발전시킨 모습에서 ‘실천적 인재’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동아리 활동을 지속적으로 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교육공학+영상제작=융합인재


입학사정관들은 입학사정관전형에서는 ‘진정성’ 있는 학생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입을 모은다. ‘진정성’은 실천하는 모습을 삶의 결과로 보여줄 때 드러난다.

신 씨가 지원한 사범계열 학생들은 대부분 어떤 이유로 ‘선생님’을 목표로 한다. 이때 진정성은 ‘왜’ 선생님을 꿈꾸는가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노력을 해왔는지를 보고 평가할 수 있다. 신 씨가 ‘진정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부분은 교육공학과 자신이 동아리 활동을 하며 재능을 키운 영상제작을 접목시킨 점이다.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며 ‘동화구연’을 활용한 점도 마찬가지다. 단,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의 생각처럼 활동의 양이 많다고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나의 활동을 하더라도 구체적인 실천 내용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신 입학사정관은 “‘한국사회의 대표적 콘텐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면접에서 묻자 신 씨는 ‘뽀로로에 담긴 교육적 가치’를 이야기할 정도로 교육공학 분야에 대해 깊이 고민해온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흥분’하지 않는 자기소개서

신 씨는 미래인재전형에 지원한 학생들 중에서도 자기소개서를 잘 쓴 학생으로 손꼽힌다. 고교생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법한 평범한 경험에서도 자신만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자기소개서는 형용사와 부사를 거의 쓰지 않고 구체적인 수치를 사용하며 자기소개서를 객관적으로 썼다. 멘토링 동아리가 발전했다는 점을 ‘전국적인 연합동아리로 성장했다’라는 식으로 표현하지 않고 ‘95명의 동아리원이 8개의 센터에서 꾸준히 봉사하고 있다’는 식으로 썼다.

신 입학사정관은 “많은 학생들이 평가자가 판단할 부분을 자신이 먼저 판단해버리는 실수를 한다.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큰 반응을 이끌냈다’와 같이 쓰는 것이 대표적”이라면서 “신 씨의 경우 학생부의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은 ‘너무도 잘 수행하였음’ ‘엄청난 집중력으로 공부하고 있음’처럼 과장된 표현이 많아 설득력이 떨어졌지만 자기소개서는 객관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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