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2월 대학수학능력시험 사상 첫 만점자가 나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한성과학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오승은 양이 주인공이다. 오 양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이듬해인 1999년 시험 대비용으로 정리한 자신의 과목별 노트를 `오승은의 수능노트`라는 제목으로 7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그는 당시 인터뷰를 통해 "수입금은 유학자금으로 적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그녀가 마침내 `일`을 냈다. 21일 세계 최고의 과학저널로 꼽히는 `네이처(Nature)`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오승은 박사(33)는 동물 성장판의 세포가 어떻게 뼈의 길이를 결정짓는지 밝혀냈다. 같은 대학 킴벌리 후퍼 박사와 함께 진행한 이번 연구는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연골 세포와 뼈 길이 사이의 관계를 밝혀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성장판 내 연골세포가 물을 흡수하면 부피가 팽창하면서 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골세포는 세포 분화 후 24시간 내에 수십 배까지 부피가 늘어나 다른 동물 세포와 차이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세포가 성장하려면 세포질에 있는 단백질과 물의 함량이 동일한 비율로 증가해야 한다고 알려져왔다. 하지만 연골세포는 크기가 기존의 2배가 될 때까지 단백질 합성을 통해 성장하다가 그 뒤에는 물을 흡수하면서 부피를 8배까지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박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성장판 내 연골세포가 물을 이용해 성장한다는 것은 세포생물학적으로 흥미로운 발견"이라며 "이 발견은 향후 성장판 관련 연구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 박사의 끝없는 탐구심은 어렸을 때 접했던 과학위인전기에서 시작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인슈타인과 뉴턴의 전기를 읽으며 과학에 흥미를 느꼈다.

중학교 때부터 우주, 소립자 등에 관심을 가졌던 오 박사는 2003년 7월 서울대 물리학과를 3년 반 만에 조기 졸업하고 유학길에 올랐다. 결국 세계 최고 학생들만 모인다는 MIT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그의 배움에 대한 갈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 뒤 미국 하버드대 의대로 건너가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분야인 시스템생물학에 발을 들여놓았다.

시스템생물학은 생명현상을 커다란 복합체로 규정하고 수학 물리학 화학 전산학 등 다양한 학문을 이용해 상호작용하는 원리를 찾아내는 학문 분야다.

 

즉 유전자 분자 세포 등을 관찰하고 분석해 이들이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규정함으로써 생물에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을 이해하는 최신 생물학 분야로 꼽힌다.

천재처럼 보이지만 그는 끊임없이 연구하는 `노력형`으로 더욱 유명하다. 대학 재학 시절에는 학업 외에 태권도, 요가, 재즈댄스, 수영 등을 배우기도 했다.

posted by 바로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