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13.02.25 00:30 / 수정 2013.02.25 05:34

첫 졸업생 배출 15곳 중
7곳이 평균 6%도 안 돼

일반고에서 전환해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서울·고려·연세대(일명 S·K·Y)’ 진학률이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입시업체 하늘교육이 전국 15개 자사고의 2013학년도 대입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S·K·Y 합격률(재수생 포함)은 평균 10.0%에 그쳤다. 외국어고(지난해 평균 31.3%) 등 특목고와는 격차가 컸다.

 일반고에서 전환한 뒤 첫 졸업생을 배출한 19개 자사고 중 이대부고·이화여고·중동고·한가람고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분석대상에서 제외됐다. 민족사관고·상산고 등 전국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자사고도 분석 대상에서 빠졌다.

 조사 결과 15개 자사고 중 7곳은 올해 합격률이 지난해 서울 일반고의 평균(6.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반고로서 마지막 졸업생을 배출했던 지난해에 비해서도 소폭 증가에 그쳤다. 서울 신일고는 올해 S·K·Y 합격자가 19명(5.4%)으로 지난해 20명(4.2%)과 엇비슷했다. 광주광역시 송원고도 합격자 비율(5.3%)이 지난해(3.7%) 수준을 약간 웃도는 정도다. 15곳 중 S·K·Y 합격률이 가장 높은 학교는 서울 세화고(98명, 26.1%), 경기도 안산시의 동산고(19.9%), 부산 해운대고(19.2%) 순이었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일반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한 학교들 사이에도 이른바 ‘명문대 진학률’이 큰 격차를 보였다”며 “전반적으로 보면 일반고 시절과 비교해 진학 성적이 크게 좋아졌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 안팎에서는 ▶충분한 준비를 거치지 않은 자사고 전환 ▶교육과정에서 일반고와의 차별화 실패 ▶정부 개입으로 학교 자율권 약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성균관대 양정호(교육학) 교수는 “일반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한 상당수 학교가 기존 정시(수능) 중심의 진학 교육에 익숙했던 학교들”이라며 “수시·입학사정관제 등 다양한 입시에 대비하는 교육이 정착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사고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임 대표는 “앞으로도 자사고 내에서 인기 있는 소수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간의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일반고 시절부터 인기 있던 일부 학교를 제외하면 적잖은 자사고들이 학생·학부모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일반고에서 전환한 학교들이 입시 경험이 축적되고, 서울 휘문고·양정고 같은 ‘입시 명문’으로 통하는 학교들이 자사고 전환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내년이 되면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천인성 기자
posted by 바로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