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기사입력 2013-03-27 10:38기사수정 2013-03-27 10:38

성균관대와 중앙대가 이미 자유전공학부를 폐지 또는 다른 학제로 개편한데 이어 연세대와 한국외대도 폐지에 들어간다.

서울 시내 주요대학들이 지난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신설과 함께 앞다퉈 만든 자유전공학부가 도입 4년을 맞아 이달 말 첫 졸업생을 배출하지만 그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자유전공학부가 경제학과 및 경영학과와 같은 인기학과 '쏠림' 지원 현상의 주범으로 인식돼, 폐지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외대·연대, 외교관·융합학 육성

한국외대는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고 'LD(Language & Diplomacy) 학부'를 신설하는 학제 개편안을 마련, 최근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 LD학부 학생들에게는 4년간 장학금 면제와 함께 국제지역대학원·통번역대학원 지원시 석사과정 학비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경쟁률이 수십 대 일에 달하는 통번역대학원 필기 입학시험도 면제다. 다만 이 같은 특전을 받는 대신, 학생들은 재학 기간 국립외교원 입학시험 혹은 국가고시에 한번 이상 응시해야 한다.

연세대는 현재 운영 중인 자유전공학부를 없애는 대신 송도 국제캠퍼스에 337명 정원의 융합학부를 만들 계획이다. 융합학부는 글로벌융합학부와 융합과학공학부로 구성되며 각 학부 안에는 기존 학과체제와 전혀 다른 복합적인 형태의 다양한 전공이 마련될 예정이다. 연세대는 신촌캠퍼스 정원 252명을 송도 국제캠퍼스 정원으로 이전하고 자유전공학부 정원 85명을 더해 융합학부 정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경제·경영학 쏠림이 폐지 요인

자유전공학부는 4년 전 로스쿨 도입 시 법학과를 폐지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 방침에 따라 기존 법학대학에 할당된 정원을 흡수하기 위해 신설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유전공학부 신입생은 보통 1년 동안 다양한 학문을 접하고 2학년에 올라가면서 다른 전공을 택할 수 있다. 타전공 진입 제도가 없는 대학의 자유전공학부는 자체 마련한 다양한 커리큘럼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각 대학의 자유전공학부 출신 학생들은 취입에 유리한 경제·경영학과 쪽으로 학과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세대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학생들이 2학년에 올라가면서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지만 경영·경제학과 쏠림현상이 계속되자 지난해 신입생부터는 정원의 3분의 1만 같은 전공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하기도 했다.

고려대는 자유전공학부 소속 학생이 사범대를 제외한 인문사회계열 학과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상당수 학생이 경영·경제·통계학과 등 상경계열 인기학과를 선택하는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로스쿨 도입 전인 2007년부터 자유전공 개념의 스크랜튼학부를 만든 이화여대의 경우 올해 복수전공을 정하며 경영대, 사회과학대, 자연과학대를 선택한 학생 비율이 각각 31.6%였다. 반면 인문과학대를 선택한 학생은 전체의 5.4%에 그쳤다.

앞서 성균관대는 지난 2011년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반영해 자율전공학부를 없애고 작년 글로벌리더학부를 신설했다. 수업은 로스쿨 진학 대비 '법무 트랙'과 외무고시 등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정책학 트랙'으로 나눈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 중앙대도 2009년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했다가 학생들이 '학과 정체성이 없다'는 불만을 제기하자 1년 만에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는 '정책학사'와 행정고시 준비에 초점을 맞춘 '행정학사'로 전공을 선택하도록 한 공공인재학부로 전환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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