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 [157호] 승인 2013.05.03  17:28:38

‘비교과활동 꼼꼼히 기재한 학교생활기록부가 최고의 스펙’

서울대는 지난해부터 전형에서 수시전형 확대, 입학사정관제 확대, 수능최저학력 기준의 대폭완화, 전공별 구술면접의 강화 등 확연히 차원이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서울대의 전형설계의 방향은 공교육 정상화와 전형 간소화, 사교육비 부담 경감을 기반으로 지역균형선발을 비롯 상당한 일반고 배려를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100% 사정관제인 서울대 수시는 학생부전형을 토대로 지역균형선발에서는 일반고, 일반전형에서는 일반고 자사고 특목고 등 학교유형을 가리지 않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선학교와 학부모들에게는 수년 전부터 쌓아온 합격케이스나 한두 개의 합격케이스를 통해 ‘이렇게 해서 붙었다는 식’의 경험을 근거로 한 미신들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대 수시는 고교별 할당된 정원(TO)이 정해져 있어 노력해봤자 헛수고’ ‘수시는 로또나 다름없으니 정시에 올인’ ‘텝스나 AP는 필수 스펙’ ‘일반고에 불리한 전형’ ‘10개의 증빙목록을 채우려면 사교육 불가피’…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검증되지 않은 ‘자체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고급정보’로 전파되는 상황이다.

변수가 많아 특히 혼란스러운 2014학년 입시를 앞두고 서울대가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3월29일 입학처 사이트를 통해 ‘2014학년 전형안내’를 공개하며 일부 논란을 정리하고 나섰다. 하지만 오히려 논란은 증폭되는 양상. 직접 나서서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적시한 내용을 놓고 일선에서는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체육 예술 활동을 중시하겠다는 내용을 놓고 일반고에게 불리해진 입시가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서울대 관계자는 ‘텝스를 포함한 인증시험을 보지 않는다’ ‘체육 예술 활동을 중시하겠다’는 이미 전형안에서 적용되고 있는 사실을 오해불식 차원에서 명확하게 정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역균형선발을 비롯해 전형운영에서 상당히 일반고를 배려해온 서울대측은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명시한 내용이 오히려 일반고 홀대로 받아들여지면서 최근 불고 있는 자사고 죽이기의 논거 중 하나로까지 확대되는, 일련의 상황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서울대가 이달부터 진행하고 있는 입시설명회에서도 오해들에서 비롯된 질문이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의 설명과 베리타스알파의 취재 내용을 통해 대표적 오해 10개에 대한 진실을 짚어본다.

 

1. 특목고 자사고 우대하나?’
[베리타스알파 = 김경숙 기자] 서울대의 선발방향과 관련해 일반고가 불리하다는 원성도 자자하다. 수시는 ‘자사고형 인재’ 즉 다양한 동아리활동과 외부초청강연 예술·체육활동으로 무장한 자사고나 특목고의 학생에게 유리한 전형으로 일반고 학생들을 배제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정시 올인’ 정책을 펴는 일반고도 다수다.

서울대 관계자는 “수능점수를 상당부분 배제한 서울대의 수시전형 확대는 오히려 일반고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수능점수 위주, 정시 위주로 선발한다면 일반고 학생들은 더 힘들어진다. 특목고 자사고 학생들이 휩쓸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고 출신의 다양한 인재들을 선발하기 위해 수시전형을 확대한 것이다. 지균과 자유전공학부 등 일부를 제외하고 수능점수를 반영하지 않는 것 역시 일반고 배려 정책의 일환이다. 시중에 나온 지난해 정시 배치표를 보면 인문계 전국 1000등이면 연세대 합격이라고 되어 있는데, 1000등 안에 일반고 학생들의 비중이 얼마나 될지 생각해보자. 서울대는 일부 학생들만 접할 수 있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 학생을 선발한다. 내신이 잘 되어 있고, 활동도 열심히 하고, 책도 읽는 학생 즉 고교 때 호연지기를 기른 학생을 선발하려 한다.”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은 일반고, 특히 지방 일반고들의 등용문으로 이미 자리잡아가는 추세인데다 일반전형도 1.5배수까지 가리는 1단계가 생기부와 자소서임을 감안하고 서울대측의 발표를 믿는다면 일반고가 특별히 차별 받는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일반고의 정보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서울대 실적이 좋은 특목고와 자사고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는 과정에 생긴 오해로 보여진다. 단적인 예로 일반고 3학년 부장 가운데 상당수는 서울대 우선선발이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서 독자들이 가질만한 오해 하나에 대한 해명을 한다. 베리타스알파가 그간 소개해온 서울대 우선선발 학생들은 올해부터 시작한 시리즈여서 특정 학교들의 학생들이 몰려있음을 알린다. 논산대건고 서라벌고 출신 합격자들도 소개했지만 공주사대부고 대일외고 안산동산고 하나고 한국과학영재학교 한일고 해운대고 현대청운고등 특목고 자사고 합격자들이 주를 이뤘다. 앞으로 일반고를 중심으로 우선선발 합격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2. 정말 고교별 TO 존재하나?
‘자체전문가’는 물론 교육계 대표전문가들조차 ‘서울대 수시에서 고교별 TO가 있다’는 낭설에 확신을 갖고 있었다. 서울대가 학교의 수준과 실적에 따라 합격자수를 정해놓고 선발한다는 얘기다. 역시 이 때문에 ‘정시 올인’고교들과 수험생들이 대거 등장했다. 고교별로 작년과 다른 합격자수가 나올 때마다 괜한 또 다른 오해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관계자는 “TO는 분명히 없다”고 일축했다. “논리에 의하면 특정 연도에 5명 이상을 합격시킨 학교에선 계속 5명 이상의 합격자가 나와야 하는데, 실제적으로 합격자 수는 매년 다르다. 작년에 10명 합격시킨 고교라 해서 올해는 3명만 합격할 듯하니 7명을 추가로 합격시키는 일이 상식적으로 가능한가?”
수시에서 특별히 학교별 TO가 존재한다면 지난해보다 갑자기 수시합격자가 많이 배출되는 학교의 실적을 설명하기 곤란하다. TO는 최근 실적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대실적 톱100 가운데 지난해 수시실적보다 늘어난 학교도 존재했다. 게다가 수시 일반전형에서도 최초 합격생을 배출한 시골 일반고도 엄존한다.

3. 학교유형에 따라 다른 내신이 적용된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물론 교육특구 고교들은 내신의 불리함을 안고 있다. 선발을 통해 혹은 지역의 교육열로 인해 내신경쟁이 치열한 이들 학교에선 내신등급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내신 5~6등급의 서울대 합격소식이 전해지면서 ‘특목고 등에 한정된 얘기이고 일반고는 내신 1~2등급은 기본자격’이라는 것도 정설로 굳어진 현실이다. 강남 일부 일반고에서는 지난해 최상위권의 수시지원과정에서 내신이 1등급 후반이라는 이유로 학과를 바꾸는 상황까지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교과내신을 점수화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유형별 다른 내신적용 기준도 없다”고 말했다. “교과내신을 맹신하지 않는다. 교과내신 1등임에도 학업능력(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암기 위주의 내신에만 강한 학생들에 대한 설명으로 교과내신이 기본적으로 좋아야 하겠지만, 내신만으로 합격을 가늠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관계자는 오히려 “일반고 학생들을 더 선발하고자 한다”며 “특정유형의 출신자만 모이면 발전이 힘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4. 생기부의 학교명으로 지원자를 차별한다?
서울대 수시전형 최고의 스펙으로 ‘출신학교’를 거론하는 자체전문가들이 많다. 고교별 TO 운운과 연결되는 부분으로 특목고 자사고에 유리할 수밖에 없으며 학교를 차별하는 전형이라는 얘기다. ‘자기소개서에 인적사항을 기재할 수 없다’는 반론에도 ‘생기부에 적혀있는 학교이름을 안 볼 수가 없다’는 맞대응으로 나선다. 자소서에 적지 못하는 학교이름, 생기부를 통해 서울대 입학사정관들은 알고 있는 것일까?

서울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형과정상 학교이름을 알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생기부가 학교의 양식 그대로 넘어오는 건 아니다. 전형하는 데 필요한 서울대 양식으로 재구성되어 입학담당관에게 넘어간다. 물론 수험생 이름이 적혀있진 않지만, 학교명은 기재되어 있다. 당연히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정보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이 특정 활동을 했다고 자소서에 기재했는데, 그게 어떤 활동인지 확인하려면 학교이름을 알아야 한다. 학교알리미에서 찾아보든, 함께 제출된 학교소개자료를 통해 알아보든 전형과정상 불가피한 것이다.”

5. 정말 텝스 반영 안 한다고?
서울대 입시를 둘러싼 대표적이고 해묵은 오해는 공인어학성적에 대한 가산 여부다. 서울대가 ‘2014학년 전형안내’에서 모든 수시전형에서 공인어학성적과 AP시험 점수는 평가에 반영하지 않으므로 제출하지 말라고 명기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항의가 거칠게 올라온다. 그간 많은 인문계열 학생들이 준비해온 토익 토플 텝스 성적은 물론 자연계열 위주로 준비해온 AP 성적까지 무용지물이 되었기 때문.

사실 서울대의 발표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미 해당 내용을 반영하지 않아왔고 이 사실을 그간 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수험생들이 자료로 제출하고 있어 다시 공식적으로 발표했을 뿐”이라며 “학교생활기록부를 통해서 경쟁력을 이미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한 교육전문가는 세간의 울분에 대해 “그 동안 사교육이 필요에 의해 만들어 낸 어학공인성적 얘기를 서울대 발표보다 맹신하는 상황”이라며 “서울대 전형안은 사교육 근절내지는 축소라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텝스나 AP 성적이 필수요건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베리타스알파의 2013 우선선발 합격생 인터뷰에서도 드러나있다. 자유전공학부 이종원(현대청운고)군, 생명과학부 노명우(하나고)군처럼 AP와 텝스를 둘 다 제출했거나 자유전공학부 이솔빛(공주사대부고)양, 경제학부 송근상(한일고)군처럼 텝스를 제출한 합격생들이 있었던 반면, 건축학부 전봉훈(논산대건고)군, 물리천문학부 성진우(한국영재)군, 자유전공학부 강구헌(현대청운고)군, 전기정보공학부 황은실(안산동산고)양처럼 텝스 AP 둘 다 제출하지 않고도 합격한 사례가 대거 있었다. 제출했다고 불이익이 있었던 것은 아닌 듯하지만, 제출하고도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이외의 자료에서 드러난 경쟁력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6. 예술·체육활동 권장 … 경제적 부담?
이번 서울대 발표 중 눈길을 끄는 또 한 가지가 ‘예술 및 체육 활동의 권장’이다. 서울대는 자료를 통해 이들 활동을 통한 공동체 정신을 고려하겠다고 내용을 추가했다. 자사고와 특목고들에 ‘반 정규수업’으로 자리잡은 ‘1인2기’ 식의 활동이 모델로 떠오르며 그들 학교처럼 비싼 악기와 비싼 기구를 사들이는 경제적 부담이 지워졌다는 불만, 결국 일반고보다는 교육과정 편성과 재정지원이 활발한 자사고 특목고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텝스와 마찬가지로 이미 지금껏 해온 평가내용”이며 “가산점이 있다거나 중점 반영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저렴한 악기라도 새로 구입하고 오케스트라 동아리를 새로 만들라는 얘기가 아니라 고교에서 이미 진행하고 있는 체육대회 합창대회 예술제 등에 대한 학생의 적극적 참여도를 보겠다는 얘기”라며 “고교평준화 이후 체력장이 입시요소에서 빠지면서 체력장에선 형편없는 점수를 받는 수위권의 학생들이 대거 등장했었는데, 입시와 상관 없다고 학교교육과정을 무시하는 상황을 계도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서울대의 이 방침은 자사고 특목고 우대정책이라기보다는 공교육 정상화 기여의 일환이라 보여진다. 실제로 2013 서울대 우선선발 합격자들의 서류에선 수수한 활동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솔빛(자유전공/공주사대부고)양의 경우 의미 있는 활동으로 체육대회 계주 주자로 참가했던 얘기를 쓰기도 했다. 이태근(화생공/안산동산고)군은 피아노연주연습 내용을, 강구헌(자유전공/현대청운고)군은 응원가 악보와 밴드부 활동일지를, 이종원(자유전공/현대청운고)군은 미술작품전 활동내용을, 성진우(물리천문/한국영재)군은 검도 1급 급증을 협동심을 배우고 자신을 다스리는 계기에 대한 증빙의 자료로 제출했다.

7. 증빙서류목록 다 채워야 맛?
서울대는 자기소개서와 함께 증빙서류의 제출을 요구한다. 제시한 증빙서류목록은 지난해까지 10개였지만, 올해부터 5개로 대폭 축소된다. 텝스 AP도 치르지 말라면서 무엇으로 그 목록을 채울까. 서울대 관계자는 “증빙자료는 아예 없어도 된다”고 단언한다. 이 관계자는 “생기부에 해당 내용이 있으면 그걸로 된다”며 “생기부에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부분을 증빙하는 것일 뿐 의무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증빙서류 10개까지 제출을 허용했던 지난해 입시에서도 증빙서류의 숫자는 합격의 조건은 아니었던 듯하다. 우선선발 합격생 중에는 10개 모두 제출했던 학생들도 많았지만 5~6개 정도만 제출했던 학생도 종종 있었고, 심지어 단 2개를 제출한 학생도 있었다. 자유전공학부(자연)에 우선선발된 최수원(해운대고)군의 경우 서울대 공대 캠프에 참가한 경험과 R&E(학생연구활동)의 일환으로 부경대 교수와 논문을 작성한 활동 결과물을 증빙서류로 제출했다. 활동은 이 둘을 포함해 생기부에 기재되어 있는 교내 물리동아리 활동 등 총 3개가 전부였다. 서울 일반고의 진학담당 교사 역시 “우선선발은 아니지만 증빙서류를 하나도 제출하지 않은 채 합격한 사례는 분명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적어도 서울대 입시에서는 스펙에 대한 정의가 바뀌어야 하겠다. 서울대의 발표자료와 합격생들의 서류를 살펴보면 서울대가 원하는 스펙의 기본은 ‘학교생활기록부’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과 이수상황만 봐도 경쟁력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학교생활기록부에 1학년 때부터 꼼꼼히 써온 게 있으면 그 자체로 증빙자료가 된다. 생활기록부에 없는 내용이 느닷없이 자기소개서나 추천서에 기재되어 있다면 ‘과장된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2000년대 이전에 고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생기부를 한 장짜리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현재의 생기부는 교과내용에 비해 비교과내용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잘 쓴 생기부만으로도 충분한 스펙이 될 수 있다.”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 기록은 합격생들의 자소서에서도 잘 드러난다. 황보하은(생명과학/안산동산고)양은 교내 수학토론반, 최요나단(원자핵공학/안산동산고)군은 스터디그룹, 전봉훈(건축학/논산대건고)군은 학교자체개발 플래너를 증빙자료로 제출했고, 박희재(기계항공/공주사대부고)군과 이용현(정치외교/한일고)군 등 다수가 다양한 학교 동아리활동과 방과후학교활동 결과물 등의 자료를 증빙서류로 제출했다.

8. 나보다 성적 낮은 애 붙고 난 떨어졌다
서울대 수시전형에 대해 의문을 품는 원인 중 하나가 ‘나는 떨어졌는데 나보다 등수 낮은 학교친구는 붙었다’와 같은 사례 때문이다. 지역균형선발에서조차 이런 일이 일어나니 서울대 입학전형의 속마음을 알 수 없어 ‘서울대=나쁜남자’라는 하소연을 하는 학부모도 있다.

서울대 일반전형은 전공적합성이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여서 내신이나 모의고사 성적순이 당락과 무관하다. 실제로 지난해 8명 합격자를 내면서 관심을 끌었던 논산대건고의 경우 전교 3등과 6등 학생 2명이 수시 우선선발로 합격했다. 당연히 1, 2등은 우선선발에서 배제된 것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모집단위 선택의 문제”라고 답했다. “서울대는 학업능력에 더한 여력까지 있는 학생들을 선발한다. 생기부 비교과영역에서 알 수 있는 내용들이다. ‘성적만 1등인 학생과 성적 외 다른 것도 좋은 2등인 학생 중 어떤 학생을 선발하나’라는 질문에 ‘둘 다 좋은 1등’이라 대답한다. 내신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학생이 경쟁 센 모집단위로 지원하면 불합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인기학과의 경우 학업능력 되고 다른 능력도 되는 두 능력 모두 갖춘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둘 중 하나라도 경쟁상대 자체가 안 되는 것이다. 결국은, 진로가 중요하다. 장래 직업군으로 지금 유망한 데라고 지원자들이 몰려 생기는 문제다. 다양한 경로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모든 학과에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오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바다.”

9. 수험생 실험하나?
남다른 서울대 입시행보에 대해 ‘수험생을 실험하는가’라는 반론도 있다. 오해로 불거진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간 텝스와 AP를 열심히 준비해온 입장에선 ‘증빙서류목록 10개 칸 만들어놓고 무엇을 넣고 있는지 관찰하며 어떤 생각들을 한 것인가’라며 울분을 터뜨리고, 단 한 줄로 명시되어 있던 ‘우선선발’에 관한 내용에 대해선 일부 학교현장에서도 아예 모르고 있기도 하다. 우선선발의 기준이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지 않아 대비법에 대해서도 오리무중인 게 현장의 불만이다. 좀더 명확하게 다시 말해 ‘알기 쉽게’ 선발하라는 요구도 많다.

서울대 관계자는 “주먹구구로 진행하지 않는다”며 “선발이 제대로 됐는지 1년 동안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검토해서 문제 없으면 강화한다”고 밝혔다. 알기 쉽게 선발하라는 얘기에 대해선 “결국 성적 순으로 선발하라는 얘기”라며 “일반고에 절대 유리한 전형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단적인 사례로 정시의 경우 1단계에서 수능 2배수로 선발하니 일반고 출신을 찾기 힘들었다. 정시에는 내신을 반영하는 게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점수화된 성적순으로 선발하면 특목고 자사고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큰 틀을 얘기하자면 내신은 불리하지만 수능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정시로 많이 선발됐고, 교과와 비교과 내신 모두 좋은 학생들이 수시로 많이 선발됐다.”

10. 사교육 컨설팅 불가피하다?
서울대의 입시는 다른 대학과 분명 다르다. 수시전형을 100% 입학사정관제로 실시하면서 선발기준에 대한 잣대가 모호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고교일선에서 대응하기도, 수험생이 알아서 대응하기도 어려워 사교육 컨설팅 수요를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 서울대가 이번에 발표한 전형계획은 40여 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일반대중이 지형을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공교육 정상화와 전형 간소화, 사교육비 부담 경감을 염두에 두고 전형방식을 설계한다”며 “서울대 입학사정관제는 학생부전형중심이라 보면 명쾌하다”고 말했다. “1995년 교육개혁위원회가 제시한 교육개혁안 이후로 공교육의 교실이 바뀌는 걸 계속 요구해왔다.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정보화 세계화를 지향하라는 당시의 방향은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다. 의식은 지속되는데 평가방식은 상대적으로 매우 느리다는 문제가 있다. 수업은 자꾸 바꾸라 하면서도 현장에선 대입을 위해 수능문제를 다루는 현실이니 결정적으로 수업이 바뀔 리가 없다. 정책적으로 중·고교 현장에 교사중심평가 수행평가 과정중심평가 토론중심평가 체험학습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의 자유학기제도 같은 맥락이다. 활동 중심으로 진로를 찾으라는 얘기는 결국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라는 얘기다. 같은 맥락으로 입시 평가에 반영하자는 게 서울대의 일관된 입장이다. 서울대의 입학사정관제는 학생부중심전형이다. 학생부중심전형이라 하니 학부모 세대들은 교과성적으로 오해하는데 요즘의 학생부에는 교과보다 비교과영역의 비중이 매우 크다. 교육이 평가까지 일관성을 지켜가는 것이 기조다. 학교생활기록부의 내용에 대해 사교육의 컨설팅을 받는다는 것은 어폐가 있는 것이다. 전형내용의 구체적인 이해를 위해 현재 시·도(교육)청 주관 전국순회 설명회를 하고 있으며,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대의 입학정보는 물론 다양한 전공을 탐색할 수 있는 내용과 서울대 학생들의 인터뷰와 대학생활을 담아 이해를 도우려 한다. 사이트상에서 Q&A 운영을 통해 오해의 소지를 줄이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posted by 바로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