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 [155호] 승인 2013.04.04  18:11:59

일반고는 지균, ‘과학영재’ 는 일반, 자사고는 정시로 유도

[베리타스알파 = 이우희 기자] 2014학년 서울대 의대(이하 서울의대) 정원은 지난해와 같은 95명을 선발한다. 올해 전형별 선발인원은 수시 지역균형(40명)이 가장 많고 정시(35명), 수시 일반전형(20명), 기회균형Ⅰ(4명) 기회균형Ⅱ(2명) 순이다. 지난해 일반전형 (47명) 지균(28명) 정시(20명)의 순에서 지균>정시>일반전형의 순으로 바뀐 것이다.

   
▲ 서울대 의대는 2014학년에 수시 지역균형전형과 정시 비중을 늘려 일반고 및 자사고에 기회를 넓혔다.                                                                   /사진 = 신승희 기자 pablo@veritasnews.kr


전형별 인원배분 변화는 서울의대가 과고 과학영재학교 출신보다는 일반고 자사고 출신들을 더 많이 선발하기 위한 전략적 배려로 보인다. 지난해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했던 수시 일반전형에서 영재학교인 서울과고 출신이 10명이나 선발됐지만, 조기 졸업생이 대부분인 과고 출신들은 대부분 1단계를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고 출신을 선발한 것은 우수학생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일종의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고, 과고 출신들을 많이 걸러낸 것은 조기졸업생을 배제하려는 서울대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지난해 일반전형에 처음 도입한 다중미니면접 방식은 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고 출신이 많이 선발된 문제점을 개선하고, 정시인원이 너무 적어 다른 의대로 빠져나간 일반고·자사고 학생들을 잡기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올해 서울의대 입시는 전체적으로 다중미니면접의 틀 안에서 전형별로 시간배분을 조절하는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가장 많은 지균은 일반고 위주의 내신 극강자들 가운데 수능 최저등급으로 잠재학력 미달자를 배제하는 형태, 일반전형은 우선선발과 1단계를 통해 학업우수성은 물론 전공적합성까지 걸러낸 상태에서 다중미니면접으로 합격자를 가리는 형태, 정시는 최강의 수능성적으로 걸러낸 인원 가운데 인적성으로 합격자를 가리는 형태가 되는 셈이다. 결국 일반고 학생들은 지균, 과학고 영재학교 자사고 학생들은 일반전형, 자사고 일반고 학생들은 정시로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시>

지균 40명 최다, 일반고도 해 볼만

수시 지역균형은 올해 서울의대 지망자들의 가장 뜨거운 전장이 될 전망. 지난해 28명에 불과했던 선발인원이 40명으로 늘어 올해 서울의대 전형 가운데 최다인원을 선발한다. 지난해의 경우 내신의 비중이 낮은 일반전형으로 47명이나 선발하면서 지균 선발인원이 축소됐고, 상대적으로 내신에 강한 일반고 학생들은 불리했다. 한 전문가는 “올해는 일반고 학생들도 해볼만하다. 극강의 내신을 유지하면서 수능 최저등급을 넘길 정도의 실력을 갖춘 학생들이라면 자사고나 외고에 밀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지균의 올해 수능최저등급은 ‘4개영역 중 2개영역 이상 2등급 이내’다.

지균에 도전하는 학생들도 면접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 입시 전문가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면접에 대비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면서 “지난해 지균에선 구술면접도 상황면접도 없었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본다. 수시 일반전형에서 실시했던 다중미니면접과 유사한 축소된 형태의 인·적성 상황면접을 실시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균과 일반, 정시의 모집인원을 20~40명 수준으로 안배한 것도 원활한 다중미니면접을 실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전형 확 줄어 20명 선발

지난해 서울의대 전형 가운데 가장 문호가 넓었던 수시 일반전형 선발인원은 20명으로 대폭 줄었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은 폐지됐다. 일반전형의 인원축소는 지난해 서울과고가 10명이나 합격한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형의 특성상 영재학교 과고 출신들이 상당히 몰릴 것으로 보인다.

다중미니면접은 올해 시간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는 지난해 7개의 방을 10분씩 도는 70분짜리 다중미니면접을 도입했지만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시간적으로 부담이 컸다. 서울대가 발표한 2014 전형요강에는 수시 일반전형 면접 계획에 있을 변화가 짤막하게 명시돼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 “모집단위 관련 인성과 적성, 윤리관 및 소통능력 등을 평가”했지만 올해는 “전공적성 및 인성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축소된 형태의 다중미니면접이 실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선택과목 구술고사는 올해도 실시하지 않는다.

수시, 과고·영재학교를 넘어라

올해 과고 2학년의 서울의대 진학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교과부가 80%에 달하는 전국 과고의 조기졸업비율을 문제 삼아 2014학년 신입생부터 조기졸업비율을 20%로 축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교과부의 정책을 가장 먼저 시행하는 서울대의 특성을 감안하면 당장 과고 조기졸업생 선발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의대입시 전문가에 따르면 올해 수시 일반전형에 지원한 한성 세종 부산 등 내로라하는 과고의 수재들이 1단계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각 과고 전교 1~2등 하던 학생들도 1단계에서 다 떨어졌다”며 “서울의대는 지난해 수시에서 과고 2학년생들을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재학교 출신은 지난해 오히려 환영 받은 인상이다. 서울과고 출신은 지난해 수시 일반전형에서만 10명이 합격해 수시 일반전형 합격자의 21%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서울의대는 소위 ‘포트폴리오’ 관리를 한다. 인성이 훌륭한 학생을 80% 정도 선발했다면 10~20%는 스펙이 뛰어난 영재학교를 뽑고자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원 전문의가 되는 게 아니다. 인성은 다소 부족해도 탁월한 창의성과 연구능력을 갖춘 과학영재를 선발하고자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과고는 서울에 자리한 유일한 과학영재학교로 인기가 높다.

의대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집결지. 현행 고교유형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자연계열 영재들이 모인 과고 영재학교 학생들이다. 이들 과학영재들은 학교 커리큘럼상 수능을 준비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한다. 과고 영재학교 학생들의 선호도는 의치한(의대 치대 한의대)-서울대-KAIST-포스텍-GIST대학 순. 전국 의치한의대 수시전형마다 과고 영재학교 학생들이 넘쳐나는 이유다. ‘영재교육 파행’이라는 단어까지 몰고 올 정도로 과학영재들의 의치한 입학성과는 우수하다. 서울과고는 지난해 23명이 의대에 진학했다. 2012학년 21명보다 늘었다. 전통적으로 한성과고와 세종과고도 의대진학의 강자다. 결국 일반고와 자사고 출신 학생들은 과고 영재학교를 넘어서야 합격을 거머쥘 수 있다.

<정시>

‘바늘구멍’ 정시, 올해는 숨통 트이나

지난해 입시업체 이투스청솔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대 정시에 합격한 학생들은 상위 0.01% 이내 학생들이었다. ‘바늘구멍’이 실감나는 수준이다. 올해는 다소 문호가 넓어졌지만 여전히 수시 선발인원 60명(지역균형 40명, 일반 20명)에 비하면 35명으로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서울진학지도협의회(서진협)의 2013학년 정시 배치표에 따르면 서울의대(544점)는 서울대 자연계열에서 두 번째로 점수가 높은 생명과학부보다 13점이나 높았다. 배치표 기준 의대 톱5는 서울의대(544점) 성균관의대(543점) 연세의대(543점) 울산의대(542점) 고려의대(540점) 순이었다.

올해 서울대 의과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수능에서 국어A 수학B 영어B 과탐을 선택해야 한다. 과탐 선택 시 II+II 조합에 대한 가산점은 없앴다. 응시한 과학탐구 두 과목은 서로 다른 분야의 Ⅰ+Ⅱ 및 Ⅱ+Ⅱ 두 조합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점은 그대로다.

정시 일반전형 1단계에선 수능으로만 2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는 수능을 중심으로 간소화됐다. 2단계 배점은 총점 100점 가운데 수능 60점, 면접 및 구술 30점, 학생부 10점이다. 수능으로 1단계를 통과한 상황에서 수능과 학생부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어서 여전히 면접 및 구술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시 경쟁률, 5년 만에 최고

2013학년 서울의대 정시 일반전형 경쟁률은 5.55대 1(20명 모집에 111명 지원)로 5년 만에 최고였다. 최근 5년 간 서울의대 정시 경쟁률은 2013학년 5.55대 1, 2012학년 3.63대 1, 2011학년 4.92대 1, 2010학년 4.41대 1, 2009학년 5.15대 1 등이다.

한편, 정시에는 과고 영재학교 출신이 참여하지 않는다. 자연계열이 강한 몇몇 외고 학생들이 주목대상이다. 수능에서 과탐 응시율이 30%가 넘는 외고로는 고양 부산 안양외고가 손꼽힌다. 세 학교의 입학실적은 웬만한 명문 자사고보다 뛰어나다. 2012학년 세 학교의 의치한 합격자 수는 안양 46명, 고양 42명, 부산 31명 등이었다. 다만 올해 외고 3학년들은 영어내신만 보고 들어온 세대로 실적약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posted by 바로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