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등록 : 2013.04.08 15:10 수정 : 2013.04.08 16:46

안연근 교사의 대입 나침반

원점수 낮은 영어A형으로 몰릴 가능성…예체능은 영어B 고려해봐야
수학B 지정 대학 지난해보다 20곳 늘어…수학B 선택이 유리할 수도

이번 학년도 고3 재학생이 처음 치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평) 채점 결과가 발표되었다. 총 1942고교에서 52만8367명이 응시한 영역별 응시 현황은 <표1>과 같다. 과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이 응시 비율이 유지될까? 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준별 수능시험이 불과 7개월 여 남은 이 시점에서, 본 수능에서의 응시 비율을 예측해보고 수준별 유형의 합리적 선택과 이에 따른 대비책을 생각해보자.

수능에서의 응시 비율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개편된 수준별 수능시험의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먼저 수학은 기존의 수능 수리영역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기존 수능의 수리‘가’형이 수학‘B’형, 수리‘나’형이 수학‘A’형으로 명칭만 변경되었을 뿐, 출제범위·출제문항·시험시간 등이 기존 수능의 수리영역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다만, 자연계열 수험생 중에서 수학‘B’형 선택을 수학‘A’형으로 바꾸는 경우가 올해에는 적을 것 같다. 이번 학년도 대입에서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B’형 지정 대학이 전년도보다 20여곳 증가한 43곳이나 되기 때문이다.<표2 참조>

수학‘B’형 지정 대학의 증가는 수학‘B’형 응시인원 증가로 이어져 수학‘B’형 선택자의 등급/백분위 성적이 전년도 수리‘가’형에 비해 더 유리해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학평 성적 평균 등급(4개 영역)이 3등급 이내인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수학‘B’형으로 꿋꿋하게 공부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치로 추측해본다면 수능 수학‘B’형 응시자 비율은 전년도 수리‘가’형 응시 비율 25%보다 증가한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자연계열 수험생 중에서 수학‘A’형으로의 전환이 더 유리한 경우가 있는데, 이는 최소한 등급 향상이 2개 등급 이상 차이가 나타날 때다. 즉, 수학‘B’형으로는 5등급대인데, ‘A’형으로 전환하면 최소 3등급대 점수를 획득하여 수학‘B’형의 가산점을 상쇄할 수가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전환할 것이다.

연합학력평가 성적 평균 등급(4개 영역)이 3등급 이내인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수학‘B’형을 택했다면 국어는 무조건 ‘A’형을 선택해야 한다. 국어와 수학은 동시에 ‘B’형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문계열의 수험생 역시 마찬가지 이치로 수학 ‘A’형을 선택하였다면 국어는 ‘B’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때 인문계열의 하위권 수험생이 상위 등급 획득 기대감으로 쉬운 국어‘A’형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입시 전략상 유리한 선택이 아니다. 왜냐하면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과 경쟁하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표3>에서 보는 것처럼 국어‘A’형의 원점수 등급 컷은 ‘B’형보다 오히려 높다. 즉 수학‘A’형/영어‘A’형처럼 낮은 원점수로 상위 등급을 맞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인문계열 하위권 수험생도 국어‘B’형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B’형에 부여하는 가산점도 포기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이러한 이치로 본다면 본 수능에서 국어‘A’형과 ‘B’형의 응시자 비율은 3월 학평과 거의 비슷하거나 약 50:50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재수생 중에는 자연·의학계열 지원자가 많아 국어‘A’형 응시자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영어‘A’/‘B’형 선택의 유불리다. 영어‘A’/‘B’형은 수험생의 계열과 관계없이 선택할 수가 있다. 이에 따라 상위권 수험생(모의고사 4개 영역 평균 3등급대 이내)들은 문과생/이과생을 막론하고 ‘B’형을 선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표2>에서 보는 것처럼 중·상위권 60개 이상의 대학이 영어‘B’형을 지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하위권 수험생(모의고사 4개 영역 평균 4등급 이하)은 영어‘A’형 응시를 고민할 것이다. 실력이 좋은 수험생들(영어 ‘B’형 원점수 평균 56.52점)보다는 학력이 좀 부족한 수험생(영어 ‘A’형 원점수 평균 36.09점)과 경쟁하는 것이 좋은 등급/백분위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낮은 원점수로 등급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표준점수도 높다.<표3 참조> 이에 따라 수능에서 영어‘A’형 응시자 비율은 3월 학평보다 훨씬 증가한 30%에 육박하리라 예상된다. 영어 ‘B’형에서 ‘A’형으로 이탈은 결국 현재의 학평 성적(등급/백분위)이 수능에서도 나올 것이라 장담하기 힘들게 한다. 올해 수준별 수능에서 관건은 영어 ‘B’형임을 깨닫고 수험생들은 영어 공부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올해 수준별 수능에서 수험생들이 또 유의해야 할 점은 탐구 과목이다. 전년도 수능시험에서는 탐구 3과목 응시가 가능하였지만, 서울대와 일부 의과대 지원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험생은 2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경향이 있었다. 즉 3과목 응시 중에서 버리는 과목이 있어 받쳐주는 수험생 층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학년도에는 최대 탐구 2과목만 응시가 가능하므로 버리는 과목이 없다. 모든 수험생들이 탐구 2과목을 집중하여 공부하므로 등급, 백분위에서 전년보다 수월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탐구 과목에 더욱 신경을 쓰고 공부해야 할 것이다.

예체능계열 수험생은 무조건 ‘A’형만을 택하지 말고 영어‘B’형 선택도 고민을 해보자. 몇몇 대학들이 영어‘B’형을 지정하고 있어 이들 대학의 경쟁률이 상당히 저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필자의 견해를 <표4>에 정리했다.

안연근 EBS 전속교사(잠실여고)

posted by 바로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