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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전업맘’ 아니면 과외도 안 끼워줘?”

[쿠키뉴스]2013.03.20 14:42

[쿠키 사회]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A씨는 지인으로부터 “과외팀을 꾸리는데 들어올 생각이 없냐?”는 제안을 받았다. 과외비가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그러겠다고 했다. 평소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에게 신경을 써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던 참이라 과외팀에 아이를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며칠 뒤 A씨는 “엄마가 ‘SKY 전업맘’이어야 한다”는 과외팀 조건을 전해 들으며 ‘탈락’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예전에 아빠의 직업이나 아이의 성적을 묻는 경우는 있었지만 엄마의 스팩을 따지는 경우는 처음이다”며 “이번일로 ‘전업주부로 전향할까’라는 마음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한 여성 커뮤니티사이트에 전업맘의 프리미어격인 ‘SKY 전업맘’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SKY 전업맘은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출신의 전업주부를 일컫는 말이다. 유명대를 졸업하고도 전업주부를 할 만큼 경제적 형편이 나쁘지 않아 그 만큼 아이 교육에 신경을 쓸 수 있는 학부모를 뜻한다. 즉 ‘SKY 전업맘’은 경제력과 교육열의 상징인 셈이다.

여기에 학구열이 높은 대치동이나 목동에서 SKY 전업맘은 물론, 이대 전업맘, 명문대 전업맘+외동아들 등의 모임이 있다는 글들이 올라와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SKY 전업맘의 등장에 소외감을 호소하는 건 직장맘들이다. 일 때문에 자녀의 학교생활이나 과외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직장맘들에게 SKY 전업맘은 정보력에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넘사벽이다.

한 직장맘은 댓글에 “전업맘들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 밥값, 찻값, 간식비 등을 도맡고 있다”며 “그런데 이제는 엄마의 학벌까지 따지다니…, 그 그룹에 속하려면 또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할지 갑갑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엄마의 정보력이 뭐 길래 이런 신조어까지 나오는지 싶다가도 ‘SKY 전업맘’ 모임이면 어떤 정보가 오갈지 궁금하고 부럽기도 하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는 이들도 있었다.

전업맘들은 엄마들 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어느 정도 비슷한 환경의 아이들이 모여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는 분위기다.

별명 ‘정말***’는 “과외 때 집집마다 한 번씩 이동하면서 수업해야 하고 애들 간식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직장맘들이 끼면 불편한건 사실”이라면서 “요즘은 입시가 너무 어려워져서 옆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엄마의 학벌도 어느 정도는 뒷받침 돼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전업맘들 세상도 사회생활과 똑같아서 같은 학교 출신이나 일정 수준 이상 되는 엄마들끼리 모이려할 뿐이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