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입력 2013-03-31 17:45:31
영어A형 선택시 2등급 올라…중하위권 쏠림따라 상위권도 영향
오는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염두에 두고 지난 13일 치러진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분석 결과 올해 처음 실시되는 ‘선택형 수능’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예년 수준의 ‘어려운 B형’을 선택한 수험생이 ‘쉬운 A형’에 비해 최대 2등급 하락했고, A형을 선택한 경우에는 상·하위권의 양극화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과목별로 A, B형 선택을 놓고 수능원서 접수 때부터 ‘사전 눈치작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 2014학년도 대입 수능에서는 지금까지 없었던 또 하나의 혼란이 예상된다.
입시업체 이투스청솔은 전국 고3 수험생 52만8367명이 치른 3월 학력평가시험 결과를 이처럼 분석해 31일 발표했다.
○수학도 B형→A형 이동 시 1등급 상승
국어·수학·영어가 다소 쉬운 A형과 이전 수준의 어려운 B형으로 나뉘어 처음 치러진 이번 모의수능에서 A형 과목들은 표준점수 ‘널뛰기’가 극심했다.
수학의 원점수 평균은 A형 31.24점, B형 43.46점으로 A형이 더 낮았다. 반면 표준점수 최고점(원점수 만점)은 A형이 167점으로 B형(152점)보다 15점 높았다. 영어는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39점에 달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개인별 성적이 평균점수에서 얼마나 떨어진 위치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시험이 쉬워 전체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낮아지고 반대로 전체 평균이 낮으면 올라간다. 수학과 영어 A형이 B형에 비해 원점수 평균이 낮고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았다는 의미는 A형 응시자의 상당수가 원점수 평균 근처의 낮은 점수대에 몰려 있는 반면 최상위권은 이들로부터 한참 떨어져 양극화가 더 심했음을 나타낸다.
수학과 영어의 등급 간 커트라인도 A형이 더 벌어졌다. 1~2등급은 A형의 커트라인이 B형보다 더 높은 반면 3~5등급은 B형의 커트라인이 더 높았다. 2등급 이상과 미만 수험생 간 실력 차가 A형에서 더 두드러졌다는 의미다.
영어에서 B형을 선택한 학생이 A형을 택했을 경우라면 최대 2등급 정도 등급이 올라갔다. B형 원점수 49점은 표준점수 기준으로 5등급인 반면 같은 원점수로 A형이면 3등급이 된다. 수학도 같은 원점수로 A형이 B형보다 1등급 정도 높았다.
○가산점 20% 이하면 영어A가 유리
서울권과 지방 거점 국립대 등 60개 주요 대학은 대부분 인문계 국어B·수학A·영어B형, 자연계 국어A·수학B·영어B형을 지정해 상위권 수험생의 선택은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중위권 대학은 A·B형 모두 지원이 가능하며 일부 대학은 B형에 최대 30%의 가산점을 주고 있다.
등급이 높아질 수 있는 A형이 가산점을 받는 B형보다 유리할 수 있음이 이번에 확인됐다. 이에 따라 중위권 수험생들의 눈치작전이 극심해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영어 B형 원점수 37점인 수험생은 A형일 경우 표준점수가 101점으로 B형(83점)보다 18점 높다. B형에 가산점 30%를 보탠다면 107.9점이고 20%면 99.6점이다. 희망 대학의 가산점이 20% 이하라면 본수능에서 B형보다는 A형을 보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중하위권 이동 따라 상위권도 영향
중하위권 수험생이 A형과 B형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몰리느냐에 따라 상위권 학생도 등급과 표준점수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모의수능 영어에서 응시자의 12.4%가 A형을, 87.2%는 B형을 선택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하위권 B형 응시자가 A형으로 대거 이동할 경우 B형 모집단이 작아져 상위권 수험생은 실수로 한두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중위권 수험생들이 A, B형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체 수험생의 유불리가 갈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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