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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입학사정관제, 바로 알자!]“교내활동만으로는 합격 불가? 제가 바로 증인이죠”

[동아닷컴] 기사입력 2013-04-16 03:00:00 기사수정 2013-04-16 03:00:00

서강대 학교생활우수자전형-국제인문학부 국어국문학과 13학번 하지형 씨

서강대 입학사정관전형인 학교생활우수자전형으로 국어국문학과 13학번이 된 하지형 씨. 하 씨는 광고 카피라이터를 꿈꾸지만 광고홍보 관련 전공이 아닌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한 이유를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 효과적으로 풀어냈다.

서강대 입학사정관전형인 ‘학교생활우수자전형’을 통해 국어국문학과 13학번이 된 하지형 씨(18·서울 선일여고 졸).

이 전형 지원자 중에는 고1 때부터 자신의 진로에 맞춰 각종 교내외 활동이력을 탄탄히 쌓은 이들이 상당수다. 이들에 비하면 하 씨는 고3 초반까지도 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할 계획이 없었을 정도로 이렇다할 ‘대책’이 없었던 경우.

하지만 하 씨는 광고 카피라이터 꿈을 지닌 그가 국어국문학과에 지원한 이유를 진솔하게 설명하고 고교생활 동안 크고 작은 교내 활동을 하며 자신이 어떤 성장을 이뤘는지를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결국 10.60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의 꿈을 이뤘다.


광고인 꿈꾸는 국문학도… ‘언어에 대한 관심’ 부각

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비교과활동도 장래희망과 지망전공에 직접 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중심으로 부각해야 합격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 이런 시각이라면 광고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다면서 광고홍보 관련 전공이 아닌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한 하 씨는 ‘번지 수’를 잘못 짚은 경우가 아닐까?

그렇지 않다. 하 씨는 서로 동 떨어져 보이는 자신의 꿈과 지망전공 간의 연관성을 충분히 설명하는 방법으로 진정성을 어필했다.

“어릴 때 어두운 가정환경 탓에 한때 안 좋은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자살’이란 단어를 뒤집으면 ‘살자’가 된다“라고 말한 방송인 고 최윤희 씨의 말에서 힘을 얻었어요. ‘언어’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힘을 지님을 새삼 느끼게 된 경험이었죠.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적 감수성을 키워 말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광고인이 되겠다는 계획을 자기소개서에 촘촘히 서술했어요.”(하 씨)


교내활동… 겉은 ‘평범’ 속은 ‘도전정신’

장래희망과 학과지원동기는 명확했지만 다른 지원자들처럼 토익(TOEIC) 고득점 성적이나 모의UN대회 수상경력 같은 눈에 띄는 ‘스펙’이 없어 입학사정관전형 지원여부를 놓고 망설였다는 하 씨.

하지만 ‘학교생활우수자’라는 전형 이름에 주목한 한 씨는 평소 ‘마음 가는’ 대로 다방면의 교내활동에 참여한 자신만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남들 앞에서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저의 공포심을 극복하기 위해 고1 때 학교 토론동아리 활동을 시작했어요. 활동 초기에는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친구들에게 다소 위축되기도 했지만 토론자료를 더 꼼꼼히 모으면서 노력한 결과 학교 대표로 출전한 ‘제1회 은평구 고등학생 의회식 토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죠. 자신감을 크게 얻고 고 1, 2 때는 학급회장, 고3 때는 전교 학생회 부회장까지 맡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어요. 이 모든 과정을 자기소개서에서 풀어냈죠.”(하 씨)

한편 그는 고2 때 교내 교지편집반에서 활동할 당시의 이야기를 제시하기도 했다. 디자인편집을 맡을 인력이 없어 제작이 어려움에 처하자 자신이 포토샵, 베가스 등 전문디자인편집프로그램을 직접 익혀 제작활동을 정상화한 스토리. 도전정신을 강조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자기소개서… 평가자 의식 않고 진솔하게 써내


입학사정관전형 지원자 중 상당수는 평가자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니 사소하지만 소중한 의미를 지닌 경험들을 쉽게 버리는 실수를 범한다.

하 씨는 당시 광고 카피라이터의 꿈, 교내 체육대회 수상경력, 포토샵을 배워 교지를 만든 이야기 등은 국어국문학과 지망생과 어울리지 않으므로 자기소개에서 빼는 게 낫겠다는 주변의 조언을 들었지만 오히려 자신을 설명하는 소중한 키워드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카피라이터의 꿈을 심어준 결정적인 ‘한 마디 말’을 자기소개서에 소개할 때도 그 말을 한 유명인의 실명을 쓰지 말고 대신 ‘TV를 보던 중 들은 말’ 정도로 표현하는 게 낫겠다는 주변의 조언이 있었어요. 하지만 최대한 ‘디테일’을 살려 사소한 경험도 진솔하게 서술한 덕분에 합격의 꿈을 이뤘다는 점을 후배들이 참고했으면 좋겠어요.”(하 씨)


▼ 유신재 서강대 전임 입학사정관 “성취 자체보다는 어떤 ‘성장’이 있었는지 설명해야” ▼

서강대의 입학사정관전형인 학교생활우수자전형은 교과학습과 각종 교내 비교과활동에 충실히 임했는지, 자기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에 주목해 학생을 선발한다. 지원자들은 화려한 교내외 활동실적을 내세우지만 평가자는 학생의 활동이력 자체보다는 해당 활동에 왜 도전했으며 그것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주목한다.

하 씨는 과연 자신의 고교생활에서 이뤄낸 성장을 어떻게 소개했기에 합격의 꿈을 이룰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을 유신재 서강대 입학사정관으로부터 들어보자.


꿈을 갖게 된 과정을 촘촘히 설명해 설득력↑

입학사정관전형 지원자 중 자신의 장래희망을 자기소개서에 쓰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꿈을 갖게 된 이유와 과정을 평가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중국어과에 지원했다”면서 향후 계획은 유명 로펌의 기업전문 변호사가 되는 것이라고 밝혀 말의 앞뒤가 안 맞는 지원자도 있다.

하 씨의 경우 ‘어두운 가정환경→인생 비관→유명인의 말에서 희망을 얻은 일→카피라이터 꿈’으로 이어지는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점이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말로써 감동을 주는 광고인의 면모를 길러 성장하고 싶다’는 자기소개서 속 표현을 통해 장래희망과 지망전공을 적절하게 연결한 것.

유 입학사정관은 “아버지와 관련한 일화, 방송인 고 최윤희씨를 언급하며 카피라이터의 꿈을 갖게 된 계기, 광고 카피라이터를 꿈꾸면서 광고홍보 관련 학과가 아닌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한 동기도 자기소개서에서 충분히 설명됐다”면서 “눈에 띄는 역경극복 스토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키우는 데 씨앗이 된 사소한 일이라도 찾아본 ‘성찰의 과정’을 담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도전의 계기와 성취의 의미를 충분히 설명해

학교생활우수자전형 지원자들은 평가자가 ‘대단하게’ 느낄 만한 교내활동을 우선순위로 부각하는 반면 정작 면접에선 해당 활동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하는 우를 종종 범한다.

유 입학사정관은 하 씨의 경우 각종 교내활동에 도전한 계기와 그 성취로 인해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한 점이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하 씨가 자기소개서에서 강조한 △토론반 활동 및 토론대회 수상 △교지편집반 활동 △교내 논문쓰기대회 참가 등 활동은 타이틀만으로 보면 다른 학생의 서류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이력들. 하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내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 토론반에서 가입했다. 마침내 토론대회에서 수상해 자신감을 얻고 학급 임원도 맡을 수 있었다’고 토론 활동의 계기와 이후 성취를 상세히 설명한 점은 다른 지원자와 달랐다.


수학경시 도전, 체육활동 충실… 다방면 ‘열정’에 점수

이 전형에 대해 학생들이 흔히 갖는 또 다른 오해는 지망전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스펙만 어필해야 한다는 생각.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라면 모두 자신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유 입학사정관은 말한다.

유 입학사정관은 “국어국문학과를 지원한 하 씨가 수학개념노트를 꾸준히 작성해가며 공부해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수차례 수상한 점이 특별했다”면서 “‘체육대회 때마다 반 대표선수로 뛰며 체력적인 면도 소홀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라고 말한 부분에서는 하 씨가 다방면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 점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글·사진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