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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입학사정관제, 바로 알자!]‘어떤 활동’보다는 ‘어떻게 변했는지’가 중요

[동아닷컴] 기사입력 2013-04-16 03:00:00 기사수정 2013-04-16 03:00:00

성균관대 성균인재전형-사회과학계열 13학번 홍희문 씨

성균관대 대표 입학사정관전형인 성균인재전형으로 사회과학계열 13학번이 된 홍희문 씨. 홍 씨는 자기소개서에 활동 내용만 나열하지않고 활동을 통해 변화된 점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해외 아동후원기관에서 일하기를 꿈꾸는 홍희문 씨(18·전북 군산여고 졸)는 2013학년도 성균관대 대표 입학사정관전형인 성균인재전형으로 사회과학계열에 최종 합격했다. 면접 없이 오직 서류(학생부·자기소개서·추천서)로만 학생을 선발하는 이 전형의 전체 경쟁률은 13.69 대 1. 홍 씨가 지원한 사회과학계열은 무려 22.8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이 전형은 서류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화려한 스펙이 필수’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홍 씨의 활동은 특별하지 않다. 교내 봉사와 스터디그룹, 교내 학생회가 기반인 연합동아리 등의 활동으로 장점을 충분히 어필했다. 해외봉사, 외부대회 수상 같은 스펙이 아니더라도 교내 활동에 충실한 학생이라면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


연합동아리 활동… 아동복지에 첫 관심

몇몇 고교가 모여 활동하는 ‘연합동아리’가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다. 더 큰 규모의 집단에서 이색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러한 사례가 부쩍 늘어난 만큼 이제는 연합동아리에서 활동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워졌다. 동아리에서의 역할, 동아리 활동으로 얻은 역량을 보여줘야만 한다.

홍 씨는 고2 때 전북 군산시 고교 학생회 임원들이 모인 연합동아리 ‘이클립스’에서 활동했다. 그는 이곳에서 학교 대표로 활동하면서 청소년 축제인 ‘문화존’, 무료 공부방 아이들을 위한 바자회 등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했다. 이때의 활동으로 홍 씨는 아동 및 청소년 복지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진로를 설정해준 이클립스 활동을 자기소개서 중 ‘역량을 잘 드러낸’ 첫 번째 활동으로, ‘학업 및 진로계획’ 문항 글감으로 선택해 작성했어요. 동아리 활동으로 청소년 복지에 관심이 생겼고, 유니세프에서 복지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적었지요.”(홍 씨)


봉사 발전시켜 ‘진로활동’으로

교내 봉사활동도 자기소개서의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다. 이때 수백 시간에 달하는 수치화된 봉사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봉사를 통해 발전된 모습을 어필하는 게 좋다.

홍 씨는 교내 ‘향파 봉사단’에서 활동했다. 격주 토요일에 요양병원을 방문해 노인 분들의 말벗이 되고 발마사지를 하는 활동이었다. 홍 씨는 봉사를 단순히 그날의 체험으로만 끝내지 않았다. 활동을 발전시켰다. 노인 복지 관련 책을 찾아보며 관심을 키웠고, 복지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도 갖게 됐다. ‘배려’ ‘나눔’을 실천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진로와 연결한 것이다.


리더 ‘직함’보다는 그로 얻은 ‘역량’ 강조

임원활동은 자기소개서 리더십 관련 문항의 단골 소재다. 그만큼 ‘뻔한’ 이야기라는 말. 따라서 같은 반장을 했더라도 리더의 위치에서 어떻게 활동했고, 얻은 역량은 무엇인지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 홍 씨는 자기소개서에 ‘학생회 임원 및 3학년 부실장 활동’을 적으며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강조했다.

“학교 축제를 개최하고 학생회 회의에 참여하면서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을 체득하고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변화를 자기소개서에 풀어냈죠. ‘리더를 맡았다’보다는 ‘리더라는 자리를 통해 적극적인 학생으로 변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췄어요.”(홍 씨)


스터디그룹 경험… ‘자신감’ 성장에 주목

최근 자기소개서 ‘학업능력 향상’ 항목에 ‘학습 멘토링’ ‘또래 멘토링’ 등 여럿이 함께하는 학습활동을 작성하는 학생이 많아졌다. 어떻게 차별점을 내세울까.

홍 씨는 스터디그룹에서 공부했다는 사실보다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이를 통해 어떤 능력을 얻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썼다. 홍 씨의 내신 성적은 1등급 초반. 실제 성균인재전형 합격생의 내신 성적 폭이 1∼5등급임을 감안하면 홍 씨의 내신은 매우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유독 수학만큼은 성적이 좋지 않았던 그는 고1 후반부터 일주일에 2회 1시간씩 친구들 앞에서 풀이과정을 쓰고 발표하는 학습을 시작했다.

“2년여간의 스터디그룹 활동을 통해 수학실력과 더불어 발표능력, 적극적인 태도,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각 등이 발전했다는 사실을 자기소개서에 기록해 변화된 모습을 강조하려 했어요.”(홍 씨)


▼ 조범현 성균관대 입학사정관 “의미 있는 활동 10가지 빈칸 없이 작성해야” ▼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학사정관의 시선을 사로잡은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 13학번 홍희문 씨의 자기소개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홍 씨의 자기소개서를 직접 평가한 조범현 성균관대 입학사정관이 밝히는 합격의 비결을 소개한다.


최대한 자신을 드러내야

성균인재전형 자기소개서 1번 문항에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활동 10가지를 적는다. 상위 3개는 300자 이내로, 나머지 활동 7개는 100자 이내로 작성한다.

조 입학사정관은 “수험생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활동 순서대로 작성하기를 추천한다”면서 “학생부에 적힌 활동을 자기소개서에 다시 적더라도 활동 10가지는 빈칸 없이 기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자기소개서는 ‘자기 자랑서’와 같다. 성실 열정 리더십 배려심 등 장점을 최대한 많이 자랑해야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 조 입학사정관은 “활동 내용을 300자 이내로 압축해 작성해야 하므로 답변은 두괄식으로 작성하는 게 유리하다.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가장 먼저 쓰라”면서 “예를 들어 같은 동아리활동을 했더라도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면 역할에 대한 내용을, 동아리의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관련 내용을 먼저 어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홍 씨는 ‘이클립스’ 연합동아리, 교내 ‘향파 봉사단’, 학생회 임원 및 3학년 부실장 활동 등 여러 활동을 자기소개서에 기록할 때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변화’를 강조했다. 활동의 ‘계기’ 부분은 확 줄이고, 해당 활동을 통해 어떤 점이 변화했는지, 어떤 역량을 새로 얻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작성해 입학사정관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과정’도 중요, ‘성취’도 중요

성균인재전형은 면접평가 없이 오로지 서류(학생부·자기소개서·추천서) 100%로만 선발한다. 증빙서류를 만들고 면접을 대비하는 등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면서 발생하는 별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홍 씨의 자기소개서에는 단순히 스터디그룹으로 ‘어떤’ 공부를 했다는 것 외에 학습능력을 ‘어떻게’ 향상시켰는지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조 입학사정관은 “다만 ‘그래서 어떤 결과를 얻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면 더욱 탄탄한 자기소개서가 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기소개서에는 활동의 ‘과정’을 담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너무 확산되다 보니 오히려 ‘성취’에 대한 내용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는 것. 조 입학사정관은 “‘스펙’과 ‘결과’만을 나열하라는 건 아니지만,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떠한 역량을 얻게 되었는지도 작성한다면 더욱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활동’을 기반으로 한 진로 계획에 주목

홍 씨는 진로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자기소개서는 ‘미래지향적’인 것보다 ‘과거지향적’으로 작성하는 게 좋다.

즉, ‘나는 ○○를 하고 싶다’ ‘입학 후 △△를 할 것이다’ 같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소망’을 말하기보다는 ‘나는 □□ 활동을 했었는데 그때 얻은 역량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을 할 것이다’처럼 작성하는 게 낫다. 과거 활동을 통해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입학사정관은 “하지만 홍 씨처럼 뚜렷한 꿈을 가진 학생이 아니더라도 입학사정관전형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성균관대는 ‘인문과학계열’ ‘사회과학계열’ 등 계열별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개별 학과와 관련된 전문적인 전공적합성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면서 “꿈이 확실하지 않다면 ‘진로계획’ 문항에 답변하기보다는 ‘배려 나눔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 ‘리더십 경험’ 등 다른 질문을 선택해 자신의 장점을 자랑하면 된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승주 기자 canta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