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신교육소식

[신나는 공부]<2>달라지는 수학 수행·서술형평가, 평가기준은?

[동아닷컴] 기사입력 2013-04-23 03:00:0

 

《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과 2009개정교육과정이 올해 본격 적용됨에 따라 일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선 수학 교과서와 수업은 물론 평가방식도 단계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수학적 창의성과 사고력을 자극하기 위해 단답식 문제풀이는 최소화하는 대신 스토리텔링과 교구활용, 실생활 적용, 타교과 연계 등의 방법을 수업과 평가에 총동원하는 것이 핵심.

‘신나는 공부’가 달라지는 수학교육의 실체에 대해 알아보는 ‘스토리텔링 수학 완전정복’ 시리즈 2회는 수행평가와 중간고사가 진행되는 시기에 맞춰 수학 수행평가 및 서술·논술형 평가를 집중 분석한다. 》

달라지는 수학교육. 초등학생은 매 수업에 포함된 수행평가에, 중학생은 지필평가(중간·기말평가)와 수행평가에 각각 포함된 서술형·논술형 문제(전체 평가의 30∼50%)에 신경써야 한다.

일부 평가문제는 정답이 한 가지로 정해져 있지 않은 데다 평가방식도 문제수행 ‘과정’을 관찰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는 것이 특징. 그래서 학부모들 사이에는 평가에 ‘주관적 요소’가 개입된다는 오해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달라지는 수학평가도 명확한 ‘채점기준’을 토대로 이뤄진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현직 수학교사가 소개하는 수행,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예시 문항과 채점기준을 알아보자.


[초등] 놀이·게임하며 개념 이해 여부 관찰

초등 내신 성적의 100%를 차지하는 수행평가는 별도 시간을 편성하지 않고 수업의 일부로 자연스레 진행된다. 학생이 토의·토론, 모둠 협동, 교구 조작, 미술·체육·게임 등 과제에 참여하는 사이 교사는 학생의 활동과정을 관찰하며 수학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파악하는 것.

서울시교육청 ‘수행평가 문항 자료집’ 검토위원인 기훈 서울대사대 부설 초등학교 교사가 제시한 초등 1학년 1단원 ‘9까지의 수’ 수행평가 사례를 살펴보자.

‘1 큰 수와 1 작은 수 알기’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한 경우 평가는 ‘하트 색칠하기’(배점 6점)와 ‘고장 난 시계 놀이’(배점 4점) 등 두 가지 활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 고장 난 시계 놀이는 2명이 짝을 지은 뒤 한 명이 특정 숫자를 부르면 나머지 한 명이 그 숫자보다 1 큰 수 또는 1 작은 수만큼 시계 종소리를 울리는 방식. 채점은 두 번 모두 정확히 종소리를 낼 경우 만점(4점), 한 번만 정확히 종소리를 낼 경우 2점을 부여한다. 성취수준은 총 10점을 기준으로 △상(8점 이상) △중(5∼7점) △하(4점 이하) 등 세 등급으로 매겨진다.


한편 실생활 소재와 스토리텔링을 적용한 수행평가는 어떤 모습일까. 기 교사는 “초등 6학년 2학기 5단원 ‘경우의 수와 확률’의 경우 엄마가 반지를 보석함에 넣었다가 자물쇠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상황을 이야기로 제시한 뒤 ‘주사위를 던지면 나오는 숫자의 가지 수’ 같은 퀴즈를 풀며 세 자리의 비밀번호를 맞히도록 할 수 있다”면서 “학생이 자물쇠 푸는 ‘재미’에 빠져 있는 사이 교사는 학생이 정해진 시간 내에 비밀번호를 몇 개 푸는지를 관찰해 점수를 차등 부여하는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학] 판단의 근거와 사례 표현능력을 평가

중학교 수학 지필평가와 수행평가에서 변화의 초점이 되는 서술형·논술형 평가는 과거 수학자가 수학원리를 발견한 에피소드 같은 역사적 사실,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 등을 문제의 소재로 적극 사용한다. 경기도교육청 ‘2013 중등 서술형·논술형평가 예시 자료’ 문항 개발위원인 배숙 경기 수원북중학교 수학교사는 “중1 1학기 2단원 ‘정수와 유리수’의 경우 ‘역사 속에서 음수가 처음 생겨나 통용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수업 도입부에서 흥미유발 거리로 제시하거나 수행평가 소재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행평가의 채점기준은 계산능력을 평가하는 ‘수리적 사고’와 문제를 해결한 논리의 이유를 설명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논리적 사고’ 등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주목할 점은 수학적 창의력 신장을 목표로 하는 최신 ‘개방형 문제’의 경우 정답이 한 가지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채점도 ‘논리적 사고’만을 기준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

중학 1학년 3단원 ‘문자와 식’에서 ‘일차식에 대한 세 학생의 설명에 대해 각각 옳고 그름 여부를 판단하고, 판단의 근거를 예를 들어 논술하라’는 논술형 문제를 가정해 보자.


이 문제는 문제 속 인물의 설명에 대해 옳고 그름을 정확히 판단하면 2점, 판단의 근거를 예를 들어 논술하면 3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한 명당 5점씩, 총 15점 만점으로 ‘논리적 사고’를 평가한다. 채점 기준표에 담긴 ‘유의사항’에는 ‘기본(모범) 답안에서 제시한 수식과 다르더라도 판단의 근거를 오류가 없이 설명하였으면 정답으로 인정한다’ ‘각각의 예가 적절하면 정답으로 인정한다’고 명시했다. 학생의 창의적인 사고력과 표현능력을 최대한 허용하도록 한 것이다.

글·사진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