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이 저 / 김원중 역,『격몽요결』, 민음사, 2015
바로코리아(오정삼)
<목차> 1. 서론 : 도서선정 이유 2. 본론 : 내용 요약 3. 결론 :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를 위하여 |
1. 서론 : 도서선정 이유
아들과 딸, 두 아이를 키웠다. 아들 녀석은 이미 어엿한 직장인으로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어 어느새 우리 부부와 여동생의 든든한 후원자가 된 느낌이고, 동생인 딸 아이는 현재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가 다 그러하듯이 우리 부부도 아이들 둘을 키우면서 ‘어떻게든 우리 아이들만은 잘 키우리라’다짐하며 부모의 역할과 자녀와의 관계를 늘 생각했다. 그리고 때로 오래된 친구들이라도 만날라치면 어느새 이야기의 중심소재는 ‘누구누구 아들이 어느 대학에 갔다더라’, ‘누구누구 딸이 그렇게 공부를 잘한다지?’하며 아이들 잘 키우기의 잣대를 학교 성적에 맞춰버리다가도, 금세 ‘요즘 아이들은 진짜 불쌍하다’며 아이들에게 오직 공부만 몰아치는 부모들을 성토하기도 하는 보통의 학부모일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조금은 우리 이웃의 부모들이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너무 모르는 것에 대해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직업의 성격상 아이들과의 접촉이 많은 나는 1년 365일을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이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감정상의 작은 일탈을 확인한다. 그리고 학부모 대상의 강연 기회가 있어서 아이들의 이러한 생각을 잠깐이나마 전달할 때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학부모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 감정과 부모의 생각의 차이가 여전히 큰 간극이 있음을 절실하게 느낀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최상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겠노라고 공언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와 달리 자신들만의 세계와 꿈을 키워나간다. 이렇게 서로 평행하게 각자의 방향으로만 치닫고 있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손을 맞잡고 나아갈 길은 없는 것일까?
『격몽요결(擊蒙要訣)』은 한자어 그대로 “아이들을 깨우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조선 중기의 위대한 사상가이며 경세가인 율곡 이이가 저술한 것이다. 이 책은 학문을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학문에 대한 자세와 태도를 올바르게 제시함으로써 세상을 살아갈 현명한 지혜를 주고자 한 것이니 이러한 지혜는 오히려 아이들을 가르치는 우리 어른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즉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아이들의 심정을 헤아리고 그들의 꿈을 키워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바람직한 것은 없을 것이다.
2. 본론 : 내용 요약
이 책의 구성은 저자 이이(李珥)의 서문과 함께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마다 그 주제에 맞추어서 학문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인간생활의 일상적인 도리를 다루고 마땅히 구현해야할 이치를 밝힘으로써 학문에 뜻을 세우는 젊은이들에게 바르게 마음을 닦고 뜻을 세우며 부모를 올바르게 모시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나아가 이를 통해서 세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늘 자신을 경계하고 중도(中道)의 길을 실천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각 장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1. 제1장 입지(立志)
이 장에서는 젊은이가 학문에 뜻을 세우고 성인이 되기 위해서 나아갈 방향을 다루며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목표를 굳건히 세우고 정진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2.2. 제2장 혁구습(革舊習)
이 장에서는 뜻을 세워 학문을 정진함에 있어서 마음에 있어서 낡은 사고와 떨쳐버려야 할 구체적인 8가지의 조항들을 제시함으로써 학문을 함에 있어서 안일함과 게으름을 경계할 것을 밝히고 있다.
2.3. 제3장 지신(持身)
이 장에서는 몸을 바로 세우는 방도에 대해서 밝힘으로써 충신(忠信) 등을 통해서 자신이 세운 올바른 뜻을 흩트리지 말고 바로 세워나가 학문의 기초를 다져나갈 자세를 다루고 있다.
2.4. 제4장 독서(讀書)
이 장에서는 책을 읽어나가는 궁극적인 목적으로서 도(道)를 세우는 궁리를 먼저 밝히고 이를 위한 독서의 순서를 제시하고 있다. 즉, 독서의 순서를 소학(小學),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 시경(詩經), 예경(禮經), 서경(書經), 역경(易經), 춘추(春秋) 등으로 제시하고 이러한 책들을 반복하여 숙독한 후에 도와 이치를 적절하게 체득하고 그 뜻을 높여 본원을 밝힐 수 있는 실천에 이를 것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나아가 근사록(近思錄), 가례(家禮), 이정전서(二程全書), 주자대전(朱子大全), 주자어류(朱子語類) 등의 성리학을 탐독하고 이를 몸에 익혀 중도(中道)를 세우고 식견을 키워나갈 것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이단과 잡설 등을 경계하고 정립된 학문과 독서의 경지를 지켜나갈 것을 제시한 것이다.
2.5. 제5장 사친(事親)
이 장에서는 자식으로서 부모를 섬김에 있어서 자식으로서의 도리와 부모의 뜻과 자식의 뜻이 상충될 때 이에 대한 올바른 대처로서 부모님께 의를 다할 방도에 대해서 밝히고 사친이효(事親以孝)의 자세를 상술하였다.
2.6. 제6장 상제(喪祭)
이 장에서는 부모와 조상의 상(喪)을 치룸에 있어서 그 의를 세우는 방식을 제시하면서 이를 위한 모범으로서 주희(朱熹)의 가례(家禮)를 추천하고 있다.
2.7. 제7장 제례(祭禮)
이 장에서는 제6장 상제(喪祭)에 이어서 제례를 갖춤에 있어서 그 도리와 예법을 자세히 밝히고 반드시 사당(祠堂)을 세우고 이를 통해서 조상의 음덕을 기릴 것을 주문하였다.
2.8. 제8장 거가(居家)
이 장에서는 한 가정을 다스림에 있어서 지아비와 지어미의 상호 예를 다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통해서 집안을 옳게 일으키고 가산을 바로 세울 방도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다.
2.9. 제9장 접인(接人)
이 장에서는 나아가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이에 예절을 다할 것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기본적인 교양과 몸가짐을 지적하고 있다.
2.10. 제10장 처세(處世)
이 장에서는 젊은이가 학문을 다하고 세상으로 나서서 과거에 응하고 과거에 합격한 후에 벼슬을 하며 이를 통해서 경세(經世)를 함에 있어서 그 처세와 대응을 설파하고 있다.
이이(李珥)는 이상과 같은 책의 내용을 통해서 젊은이가 학문에 뜻을 세우고 이를 실천함에 있어서 우선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로 세우고 사회와 국가에 헌신할 수 있는 자세를 밝힘으로써 성리학의 근본이념을 일상생활에서 관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도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나아가 이를 통해서 조선시대의 사회질서를 바로 세우고 경세(經世)의 치도(治道)를 세우고자 한 것이다.
3. 결론 :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를 위하여
아이들을 둘 키우면서 우리 부부가 제일 신경 쓴 것은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아이들에게 절대 시키지 않겠노라’는 다짐이었다. 주위의 많은 부모들이 자신은 할 수 없는 것을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만 하고 있고, 아이들은 부모의 이러한 이중적 생활 태도에 대해서 무의식적으로 부당하게 느끼고 있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요구할 때도 나의 학교시절을 먼저 되돌아보았고, 내가 아들 녀석이나 딸 아이의 입장이라면, 부모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를 먼저 생각해보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부부는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지시하기보다는, 우리들의 행동이나 습관을 먼저 바꾸었고, 아이들은 우리 부부의 행동을 자신들의 행동의 거울로 삼았다.
아들 녀석이 고등학교를 올라가던 해였다. 아들 녀석은 이제 제법 얇긴 하지만 듬성듬성하게 자라나기 시작한 콧수염을 깎을까 말까 고민할 만한 나이가 되었고, 남자 아이답게 친구들에게 힘 자랑하기를 좋아했다. 나는 그런 아들 녀석이 혹시나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담배라도 배우면 어쩔까 하는 생각에, 대학 시절에 배우기 시작해서 이십 여년을 피웠던 담배를 끊기로 마음 먹고, 아들 녀석을 앞에 앉혀 놓고 금연 선언을 했다.
“아빠 오늘부터 담배 끊으련다.”
“아빠, 왜요?”
“응, 그냥 아무리 생각해도 건강에 안좋은 것 같애서.”
그후로 나는 정말로 담배를 끊었고, 나의 속마음이 전해졌는지 아들 녀석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현재까지 적어도 내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있다.
그리고 직장인이 된 어느 날, 아들 녀석은 고맙게도, “그때 아빠가 저 때문에 담배를 끊는 거라는 걸 알았어요. 저는 항상 아빠가 말보다 행동으로 먼저 저희들에게 모범을 보여 왔다는 걸 알고 있고, 그래서 지금도 누군가 저에게 제일 존경하는 인물을 한 사람 들으라고 하면 ‘우리 아버지’라고 말해요.”
또한 이글을 쓰면서 나는 딸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자녀교육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해?”
딸 아이는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대답했다.
“부모의 모범이요.”
그러면서 덧붙여 얘기한다.
“저는요, 엄마, 아빠가 항상 올바른 생각과 일관된 행동을 자식들에게 보여주었고, 또한 저희들에게 늘 학교에 대한 신뢰와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얘기해 왔기 때문에 학교가 좋았구요, 그래서 선생님의 수업을 맨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들었어요. 제가 어떻게 존경하지도 않는 사람의 얘기를 그렇게 열심히 들을 수 있겠어요.”
격몽요결(擊蒙要訣)을 읽으면서 먼저 들었던 생각이 바로 부모의 모범이 자식들을 키우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덕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을 손에 쥐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식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을 가르칠 필요성을 늘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아이들이 그러한 부모의 마음을 잘 읽고 헤아려 부모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삶의 롤모델로 주저 없이 부모를 선택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 뿌듯함과 함께 이 책의 가르침을 널리 많은 이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해지기를 기대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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