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 :『다른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SBS스페셜 제작팀, 꿈결, 2012
글 작성 : 바로코리아(오정삼)
o 도서선정 이유 : 함께하는 미래, 대한민국 -다문화 사회를 향한 긴 여정을 위하여-
이 책은 지난 2006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서 SBS스페셜 제작팀이 다큐멘터리 형태로 제작하고 방영했던 기록을 토대로 정리한 책으로서 2013년에 한국인권재단에 의해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그 객관성 및 현실성에서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정의 실태를 시각적으로도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목차> 1. 우리사회에 대한 일반적 편견 세 가지 2. 다문화사회, 대한민국 3. 함께하는 미래, 다문화 사회를 향한 긴 여정 |
1. 우리사회에 대한 일반적 편견 세 가지
1.1. 대한민국은 단일민족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우리 민족이 ‘단군의 자손’이며 ‘배달의 겨레’라는 얘기를 들으며 단일민족과 순수혈통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순혈주의에 대해서 굉장한 집착을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우리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뿌리 깊은 잠재적 의식에 의해 여전히 국제결혼에 대한 어느 정도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심지어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증가하는 최근의 현상에 대해서 우려의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분명히 이러한 막연한 우려감은 단일민족 의식의 성장적 배경이 작용하고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1.2. 국제결혼이주 여성이나 남성들은 한국인이 아니다?
안전행정부의 통계 현황에 따르면 결혼이민자 및 인지․귀화자 수는 전체 295,842명(남성 48,787명, 여성 247,055명)에 이른다.(2014. 1. 1. 기준) 1 이와 같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결혼이민자 수에 비해서 우리의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의식수준은 여전히 과거의 외국인 인종차별적 사고에 갇혀있다. 즉, 여전히 우리에게 있어서 외국인은 낯선 이방인에 불과한 것이다.
이와 같은 사고의 배경 속에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결혼이민자들의 경우 언제든지 자신의 본국으로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러므로 그런 생각 속에서 결혼 이민자들은 여전히 한국인이 아닌 것이고 이러한 생각의 편견에는 역시 뿌리 깊은 순혈주의의 장벽이 가로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1.3. 귀화한 외국인들은 한국을 덜 사랑한다?
이상의 편견에 사로잡혀서 우리 대다수는 한국을 정말 우리 못지않게 사랑하는 귀화 한국인들이 있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듯하다. 이 책에서 나와 있듯이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이방인” 2들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2. 다문화사회, 대한민국
현재 우리나라에는 70만 명 이상의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고 있으며, 학업이나 직장 등의 이유로 해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까지 포함하면 15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상주하고 있다. 또한 매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이 관광객의 수도 1천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외국인을 책에서나 사진에서나 보는 낯선 존재로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다행히도 이 책이 쓰여지기 전에 SBS스페셜 제작팀은 2006년에 <당신들의 대한민국>이라는 다문화 가정의 생활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또한 2011년에도 속편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의 많은 변화가 생겨났고, 실제로 그렇게 낯설게만 느껴졌던 ‘다문화 가정’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도 다문화 가정에 대한 많은 복지적 지원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시의적절하게 실제로 우리 주변에 있는 친숙한 외국인들과의 면담을 통해서 그들의 생각과 한국에 대한 사랑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예를 들어서 이 책에서 면담을 진행한 레슬리 벤필드의 경우 이미 일반 국민들에게 모 방송국의 TV 예능프로그램인 <미녀들의 수다>를 통해서 친숙해진 여성이다. 이미 한국에서의 생활이 10 여 년이 되고 있는 그녀에게 있어서 일상의 생활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스러운 외국인일 뿐이다. 취재기자가 그녀를 퇴근 후 귀갓길에 동행했던 경험을 기록으로 남겼다.
저녁 찬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시장을 찾은 그녀는 무얼 살까 머릿속으로 헤아리면 계속해서 혼잣말을 했다. 그런데 혼잣말도 한국어로 중얼거린다. 정육점에 들른 벤필드 씨가 정육점 주인에게 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김치찌개 만들 건데 삼겸살…….” 3
이 대목에 이르러서 나는 과연 우리가 이미 우리의 동네 이웃과 하나도 다를 것 없이 되어버린 이들을 우리는 여전히 인종과 피부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방인 취급할 자격이 있을까에 대해서 의문을 던져볼 수 있었다.
이는 우리가 이제까지 가지고 있었던 ‘단군의 자손’이라는 순혈주의적 사고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신화에 불과한 것인가 깊이 생각하게 하는 정서적 에피소드였다. 심지어 다문화 사회화에 대해서 극단적 혐오감을 갖고 있는 일부 사람들의 무자비한 인종차별적 욕설 4에 대해서 언젠가는 다문화 사회에 대한 존중과 편견의 극복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인의 영혼을 가진 외국인들, 그리고 끝내 우리 땅에서 묻히고야 말 이들은 이제 당당한 한국인으로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3. 함께하는 미래, 다문화사회를 향한 긴 여정
이제 우리 사회는 다문화사회를 수용할 수 있는 물질적․정서적 토대가 충분히 구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결혼이민자 및 귀화자의 자녀 수만 하더라도 2014년 1월 1일 현재 204,204명에 달한다. 5 이 책에 나와 있는 아이들, 은선이, 영광이, 대영이, 모두들 이 땅에서 태어난 대한민국의 아이들일 뿐이다. 이들에게 다른 것은 단지 피부색과 외모일 뿐이다. 우리는 이제 이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느끼고 있는 장벽을 부수어주어야 한다. 그들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과 미래의 행복을 선물하는 것만이 진정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에 대한 오랜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이들이야 말로 정말 어떠한 사고적, 언어적, 문화적 이질감이 존재할 수 없는 그야말로 우리가 그렇게 강조해왔던 ‘순혈주의’의 현재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순혈주의’는 더 이상 피부와 인종에 의해서 구별되어져서는 안된다. 우리가 강조해왔던 ‘순혈주의’의 진정한 의미는 문화적 정서와 물질적 토대의 동질성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의 변화 속에서 비로소 ‘순혈주의’라는 단어는 우리의 언어와 정서 속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현재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에 맞추어 수많은 다문화 사회지원 프로그램과 단체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시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고, 심지어 귀화 외국인들조차 사회적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우리는 이들에 대한 편견을 방치할 수 없다. 이 땅에서 태어나고 이 땅에서 자라나고 있는 다음 세대의 젊은이들의 희망을 위해서 말이다.
이제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교육에 있어서 모든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특히 교육에 있어서 그러한 변화는 더욱 절실하다 할 것이다. 교육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이 땅에서 태어나고 자란 다음 세대의 몫이다. 따라서 이들이 인종과 피부색과 외모에 대한 편견 없이 ‘지금 함께 있는 우리’라는 개념을 일상 속에서 받아들인다면 우리 사회의 공동체 정신의 토대가 되고 있는 이웃사촌 간의 상호부조의 정신이 더욱 공고히 완성될 것이다. 왜냐하면 공동체의 온전함은 차별과 구별이 없는 평등의 개념에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1] SBS스페셜 제작팀, 『다른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꿈결, 2012
[2] “결혼이민자 및 인지․귀화자 현황(‘14.1.1 기준, 안전행정부)”, 다문화가족지원포털 다누리
http://www.liveinkorea.kr/kr/contents/contents_view.asp?idx=10
[3] “결혼이민자 및 귀화자 자녀현황(‘14.1.1 기준, 안전행정부)”, 다문화가족지원포털 다누리
http://www.liveinkorea.kr/kr/contents/contents_view.asp?idx=11
- “결혼이민자 및 인지․귀화자 현황(‘14.1.1 기준, 안전행정부)”, 다문화가족지원포털 다누리 http://www.liveinkorea.kr/kr/contents/contents_view.asp?idx=10 [본문으로]
- SBS스페셜 제작팀, 『다른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p.21, 꿈결, 2012 [본문으로]
- Ibid., p.23 [본문으로]
- 이러한 무차별적인 인종차별적인 혐오주의는 특히 인터넷의 익명의 공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본문으로]
- “결혼이민자 및 귀화자 자녀현황(‘14.1.1 기준, 안전행정부)”, 다문화가족지원포털 다누리 http://www.liveinkorea.kr/kr/contents/contents_view.asp?idx=1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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