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 입력 : 2013.02.24 15:28 최민지 맛있는공부 기자
자녀 명문대 보낸 학부모의 '수험생 뒷바라지 노하우'
'자녀를 명문대에 보낸 학부모는 어떤 점이 특별할까?' 올해 대입 결과가 확정된 이맘때, 학부모라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질문이다. 이와 관련, 맛있는공부는 명문대 13학번 새내기를 자녀로 둔 학부모 3인과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은 모두 '둘 이상 자녀를 명문대에 진학시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세 사람이 귀띔한 '수험생 자녀 뒷바라지 노하우'를 정리했다.
◇학부모는 전략가ㅣ온·오프라인 정보 검색 '기본'
- 인터뷰 참가자 (왼쪽부터) 서진원(48·서울 광진구)ㅣ2녀. 첫째는 2010년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입학, 둘째(김서라)는 올 3월 고려대 국제어문학부 입학 예정. 김선미(47·서울 송파구)ㅣ1남 1녀. 첫째(딸)는 2009년 고려대 영문학과 입학, 둘째(오원교)는 올 3월 고려대 경영대학 입학 예정. 김윤희(47·서울 강남구)ㅣ3녀. 첫째는 2008년 연세대 법학과 입학. 둘째(권효진)와 막내는 올 3월 서울대(서어서문학과)·대일외국어고 각각 입학 예정. /이경민 기자
세 사람은 "지난해 대학 입시는 큰아이 때와 상당 부분 달라져 혼란스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제가 파악한 2013학년도 대입 키워드는 '전공 적합성'이었어요. 특별(국제) 전형으로 고려대에 합격한 둘째의 경우, 활동적 성격 덕분에 비교과 활동 내역이 다양했고 외국인 친구도 쉽게 사귀더군요. 이런 경향에 맞춰 학과와 전형을 고르도록 도왔죠. 반면, 3년 전 대학에 진학한 첫째 때만 해도 졸업 후 진로나 전망, 성적 등이 학과(전형) 선택 기준의 전부였어요."(서진원) "서울대 일반(입학사정관) 전형 원서엔 재수 기간 중 쌓은 비교과 활동 내역을 써 넣을 수 있어요. 지난해 재수를 한 둘째는 이 점에 착안, 틈틈이 한국문학번역원에 다니며 펼친 스페인어 번역 활동 내역을 원서에 포함시켰죠."(김윤희)
이들에 따르면 일반계 고교(이하 '일반고')와 특수목적고(이하 '특목고')의 차이 역시 수험생 학부모를 혼란스럽게 하는 주범 중 하나다. 김선미씨는 "외국어고 출신 큰딸과 일반고 출신 작은아들의 내신 환산법이 서로 달라 지난해 아들과 대입 전략을 세우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일반고 출신 상위권 대학 지원자의 내신 성적은 특목고 출신 지원자보다 대개 높아요. 따라서 일반고에 다니며 상위권 대학을 지망한다면 내신 취약 과목이 생길 때마다 보충해줘야 합니다."
이들이 입시 전문가 못지않은 분석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비결은 다름 아닌 '입시공부'다. 서진원씨와 김선미씨는 대학이나 사교육 업체가 주최하는 입시 설명회를 비롯, 학부모 모임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적극 활용했다. 김윤희씨는 자녀가 지원할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아이의 지원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 질문을 올렸어요. 입학처 관계자가 개별 질문에 직접 달아주는 답변은 그 자체가 어엿한 '문서'이기 때문에 해당 대학 입학담당관 간 토의를 거쳐 작성된다고 하더라고요."
◇학부모는 상담가ㅣ잔소리 줄이고 아이 말 믿어라
자녀의 수험 스트레스 관리도 부모 몫이다. 특히 손위 형제자매의 성적이 좋을 경우, 동생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아래 참조〉. 두 자매를 같은 초·중·고교에 진학시킨 서씨는 "비교는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김선미씨는 "아들의 경우, 말없이 믿어주는 게 최선"이라고 귀띔했다. "지난여름 아들에게 '엄마가 내게 해준 게 뭐야?'란 말을 들었어요. 무척 충격적이었지만 '제일 힘든 건 수험생 당사자'란 생각을 되뇌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그리곤 평소와 다름없이 아이 먹을거리에 신경을 쏟았죠. 아침에도 한우를 구워줄 정도였으니까요(웃음). 그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기분이 풀어지더군요."
이들은 자녀의 TV 시청도 말리지 않았다. 김선미씨는 아들과 수시로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함께 시청했다. 김윤희씨는 "수험생 입장에서 TV 시청은 몇 안 되는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라며 "아이가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도록 주로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 보곤 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는 철학가ㅣ사교육 시킬 땐 '원칙' 정해야
세 사람이 후배 학부모에게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뭘까? 서씨는 "자녀의 학년에 따라 궁금증이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고 1·2 자녀를 둔 학부모는 비교과활동과 내신 관리 요령을 많이 물어봐요. 자녀가 고 3인 학부모는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알고 싶어하더라고요. 모두 입학사정관 전형 관련 질문이죠. 전 늘 '아이를 자세히 관찰하라'고 조언합니다. 아이 성향에 맞춰 대입을 준비하는 게 입학사정관 전형의 취지를 살리는 데 가장 효과적이거든요."
나머지 두 학부모와 달리 김윤희씨는 막내딸의 입시를 한 차례 더 치러야 한다. 그는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두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냈다"며 "막내 때도 그 소신을 지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 딸들이 처음부터 우등생이었던 건 아니에요. '이런 아이를 학원에 보내면 뛰어난 학생들에게 치여 스트레스만 받겠다' 싶었죠. 그래서 학원에 안 보내는 대신 '넌 할 수 있다'는 확신과 긍정을 심어주려 노력했습니다."
“고교 생활 내내 ‘언니에겐 없는 나만의 장점’을 찾는 데 열중했어요. 쾌활한 성격을 살려 학생회 임원,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 등 비교과 활동에 전념했죠.”(김서라)
“터울이 있어서인지 언니가 대학에 합격했을 땐 마냥 기뻤어요.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공부 계획표를 세울 때 언니의 도움을 특히 많이 받았습니다.”(권효진)
“막 고교생이 됐을 땐 우등생 누나에 치여 자존심이 많이 상했어요. 하지만 ‘배울 건 배우자’고 마음먹은 후 누나의 공부 습관을 자세히 관찰하고 배웠습니다.”(오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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